마르 3,22-30 연중 제3주간 월요일

“예수님께서 집으로 가셨다. 그러자 군중이 다시 모여들어 예수님의 일행은 음식을 들 수조차 없었다.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이 소문을 듣고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오늘 복음 바로 윗 구절입니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모여들어 예수님뿐 아니라 게자들조차 밥을 먹을 겨를도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친척들은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하여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고 합니다. 왜 미쳤다고 생각할까요? 설마 예수님이 밥도 못 먹으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치유하고 가르친다고 그리 생각하지는 않았겠지요.

마르코 복음 3장 시작에서 예수님이 안식일에 병자를 치유(3, 1-6)하자 바리사이들이 헤로데 당원들과 함께 예수님을 없애려고 모의합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는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학자들이 예수님을 ‘베엘제불 들렸다’라고 이상한 소리를 합니다. 예수님을 향한 얼토당토 하지도 않는 거짓말들에 상당한 파급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 바로 위에 ‘예수님의 친척들이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예수님이 미쳤다고 생각하여 그분을 붙잡으러 나섰다'(3,31절)는 것은 그 비슷한 소문을 들었을 것이고. 그 소문이 상당히 그럴듯해 보였던 것 같습니다.
때로 거짓이 진실보다 더 쉽게 사람들을 사로잡습니다. 부정적인 이야기가 긍정적인 것보다 더 흥미롭기도 합니다. 하얀 종이에 까만 작은 점 하나가 전체의 흰 바탕보다 더 눈길을 끌기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문을 믿어?’ ‘누가 그런 거짓에 속아?’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주위에 넘쳐나는 가짜 뉴스를 명백한 진실처럼 믿고 다른 이들에게 열심히 전파시키는 모습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거짓이, 부정적인 것이 더 매력적이라서 그럴까요?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보다 남 험담하는 것이 더 재미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나보다 더 잘 나가는 사람을 깎아내리고, 끌어내리고 싶은 것이 인간의 고약한 본성이라서 그럴까요?
예수님을 없애려는 바리사이들도 그 이유는 예수님이 안식일에 일을 해서는 안 되는 규정을 어겼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하신 일이 선한 일이고, 생명을 살리는 일임에는 전혀 관심이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율법학자들도 예수님이 ‘마귀 들렸다.’라고 말하지만 그 어디에도 합당한 증거도, 근거도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하신 일이 무엇이고, 그분의 가르침이 무엇인지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있다면 꼬투리를 잡기 위한 관심뿐입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수많은 사람들이 그분을 찾고 따른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에게 쏠렸던 권위와 명예, 그리고 관심들이 자신들의 부류에 속하지 않는 한 낯선 사람에게 쏟아지는 것이 불편합니다. 그래서 만들어내는 거짓말에 양심의 가책은 없고 그것은 사실로 둔갑합니다.

나와 같은 생각과 뜻을 가진 사람, 나와 소속이 같은 사람, 나의 비슷한 부류, 나와 비슷한 계층, 학력, 직업… 그리고 나와 다른 이들… 나와 같음과 다름으로 진실과 거짓을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도 때때로 이런 오류에 빠지기도 합니다.
다름을 인정하는 것, 새로움에 열려 있는 것, 나만을 고집하지 않는 것, 타인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있을 때 우리는 거짓과 진실을 제대로 식별할 수 있습니다. 맑고 청명한 눈과 여백이 있는 마음으로 보려고 노력할 때 무엇이 성령의 활동이고, 악한 영의 활동인지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오늘 복음의 율법학자들과의 차이는 나 중심에 서 있는가 아니면 타자 중심인가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 사랑은 온전히 타인을 향해 흘러넘치는 사랑입니다.

– 제노 수녀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3,22-30

그때에 22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율법 학자들이,
“예수는 베엘제불이 들렸다.”고도 하고,
“예수는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도 하였다.
23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부르셔서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어떻게 사탄이 사탄을 쫓아낼 수 있느냐?
24 한 나라가 갈라서면 그 나라는 버티어 내지 못한다.
25 한 집안이 갈라서면 그 집안은 버티어 내지 못할 것이다.
26 사탄도 자신을 거슬러 일어나 갈라서면 버티어 내지 못하고 끝장이 난다.
27 먼저 힘센 자를 묶어 놓지 않고서는,
아무도 그 힘센 자의 집에 들어가 재물을 털 수 없다.
묶어 놓은 뒤에야 그 집을 털 수 있다.
28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사람들이 짓는 모든 죄와 그들이 신성을 모독하는 어떠한 말도 용서받을 것이다.
29 그러나 성령을 모독하는 자는 영원히 용서를 받지 못하고
영원한 죄에 매이게 된다.”
30 이 말씀을 하신 것은 사람들이
“예수는 더러운 영이 들렸다.”고 말하였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The scribes who had come from Jerusalem said of Jesus,
“He is possessed by Beelzebul,” and
“By the prince of demons he drives out demons.”

Summoning them, he began to speak to them in parables,
“How can Satan drive out Satan?
If a kingdom is divided against itself, that kingdom cannot stand.
And if a house is divided against itself,
that house will not be able to stand.
And if Satan has risen up against himself and is divided,
he cannot stand;
that is the end of him.
But no one can enter a strong man’s house to plunder his property
unless he first ties up the strong man.
Then he can plunder his house.
Amen, I say to you, all sins and all blasphemies
that people utter will be forgiven them.
But whoever blasphemes against the Holy Spirit
will never have forgiveness,
but is guilty of an everlasting sin.”
For they had said, “He has an unclean spir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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