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8,51-59 사순 제5주간 목요일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요한 8,51)

오늘 복음에서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예수님의 말씀을
어렵게 느끼는 유다인들이 크게 보였습니다.
이 어려움은 근원은 거부감인데
“당신이 그분보다 훌륭하다는 말이요?”
에서 들통 났습니다.
조금 점잖게 표현은 했지만
“네가 뭔데? 네가 그렇게 잘났어?”
라는 무시하는 마음이 찐하게 느껴집니다.

살수록 경험도 지식도 쌓이는 것 같지만
사실 모르는 게 점점 더 많다는 것을 알아갑니다.
잘못 알고 있었던 것도 많습니다.
사실, 진실이라고 알고 있었던 것이
바뀌는 일도 많이 경험합니다.
하지만 이 경험을 ‘받아들이면’
내 존재가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존재가 넓어지고 깊어집니다.
이해의 지평이 넓어진다고 하죠.
하지만 듣지 않으면
아무 것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믿을 수 없습니다.

저는 모태신앙이지만
천지창조를 믿지 못했습니다.
과학과 역사를 배우다가 역시!
세상이 하느님의 일주일 과업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엄마에게 불신에 근거가 있으니
성당에 그만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엄마가 옆에 있던 손목시계를 예로 들며
“이 손목시계조차 누가 만들지 않으면 없는 거야.
온갖 지혜와 규칙으로 아름다운 이 세상은 그냥 생긴 게 아니야.
믿고 안 믿는 건 네 자유지만,
그냥 생겨난 것은 세상에 아무것도 없어.
엄마는 아름답고 감사한 이 세상을
하느님이 만드셨다고 믿는 거야.”

그때처럼 지금도 가르쳐 주신 엄마에게 고맙습니다.
아직도 다 모르지만 믿습니다.
엄마는 지식이 아니라 믿음을 가르쳐주셨습니다.
믿는 구석으로 나의 삶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살수록 더 경험합니다.

오늘 예수님 말씀도 다 이해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하지만 믿습니다.
내 뒤꼭지도 스스로 보지 못하는 나보다,
모든 사람의 뒤꼭지까지 다 보시는 예수님이시기에
저는 믿나이다.
– 수련자 김 찬미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8,51-59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51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52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이제 우리는 당신이 마귀 들렸다는 것을 알았소.
아브라함도 죽고 예언자들도 그러하였는데,
당신은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맛보지 않을 것이다.’ 하고 말하고 있소.
53 우리 조상 아브라함도 죽었는데 당신이 그분보다 훌륭하다는 말이오?
예언자들도 죽었소. 그런데 당신은 누구로 자처하는 것이오?”
54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
“내가 나 자신을 영광스럽게 한다면 나의 영광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를 영광스럽게 하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너희가 ‘그분은 우리의 하느님이시다.’ 하고 말하는 바로 그분이시다.
55 너희는 그분을 알지 못하지만 나는 그분을 안다.
내가 그분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면
나도 너희와 같은 거짓말쟁이가 될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56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57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당신은 아직 쉰 살도 되지 않았는데 아브라함을 보았다는 말이오?”
58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59 그러자 그들은 돌을 들어 예수님께 던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숨겨 성전 밖으로 나가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Jn 8:51-59
 
Jesus said to the Jews:
“Amen, amen, I say to you,
whoever keeps my word will never see death.”
So the Jews said to him,
“Now we are sure that you are possessed.
Abraham died, as did the prophets, yet you say,
‘Whoever keeps my word will never taste death.’
Are you greater than our father Abraham, who died?
Or the prophets, who died?
Who do you make yourself out to be?”
Jesus answered, “If I glorify myself, my glory is worth nothing;
but it is my Father who glorifies me,
of whom you say, ‘He is our God.’
You do not know him, but I know him.
And if I should say that I do not know him,
I would be like you a liar.
But I do know him and I keep his word.
Abraham your father rejoiced to see my day;
he saw it and was glad.”
So the Jews said to him,
“You are not yet fifty years old and you have seen Abraham?”
Jesus said to them, “Amen, amen, I say to you,
before Abraham came to be, I AM.”
So they picked up stones to throw at him;
but Jesus hid and went out of the temple a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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