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2,24-26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 요한12, 24-25 –

얼마 전 천연 수세미를 구입했다.
사용하려고 보니 수세미 안쪽에 이물질 같은 것이 보였다.
털어서 버리려고 보니… 아. 씨앗이었다.
마침 빈 화분이 있어서 거기다 뿌렸다.
흙을 살짝 덮어 주고 물을 주고는 그만 잊고 살았다.

얼마 후 선배 수녀님이 지나가시다가
싹이 튼 것을 발견하고 알려 주셨다.
와~ 반가운 마음에 보러갔더니
뿌린 씨들 모두가 발아하여 넓적한 떡잎을 떡~ 하니 피워 올린 것이 아닌가!

그냥 털어서 버렸으면
쓰레기와 함께 태워졌을 텐데- 완전히 죽어 사라졌을 터-
땅에 묻으니 썩어서-죽어서- 새 싹을 틔워 냈다.

같은 죽음이라도 소멸되는 것과
새 생명을 부여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새삼 눈으로 보니 환희와 기쁨을 느끼게 된다.

하느님이 주신 세상에서의 시간
‘나’ 홀로 살다가 사라지는 허망함이 아니라
하느님이라는 토양에 떨어져 죽을 때
새 생명을 얻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을 섬기고 예수님을 따라서 살다가
예수님과 함께 묻히고 예수님과 함께 부활하는
그래서 영원한 생명을 보게 되는
복됨을 누리고 싶다.

오늘 우리는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날을 지내고 있다.
우리 자랑스러운 신앙의 조상들이야 말로
예수님과 함께 살고 죽고 부활하신 분들이다.
한 알 그대로 남아 있지 않고 진리 안에 죽어 썩었기에
지금의 우리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는 것.
그래서 감사하고 그래서 존경하고 그래서 그 길을 따라 갈 수 있는
힘을 또한 청해 본다.

한 알로 그대로 남지 않고
진리 안에 살다가 죽어 새 생명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희망 하면서..

– 김 마리 에프렘 수녀 –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24-2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25 자기 목숨을 사랑하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이 세상에서 자기 목숨을 미워하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에 이르도록 목숨을 간직할 것이다.
26 누구든지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라야 한다.
내가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사람도 함께 있을 것이다.
누구든지 나를 섬기면 아버지께서 그를 존중해 주실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Amen, amen, I say to you,
unless a grain of wheat falls to the ground and dies,
it remains just a grain of wheat; but if it dies, it produces much fruit.
Whoever loves his life loses it,
and whoever hates his life in this world will preserve it for eternal life.
Whoever serves me must follow me,
and where I am, there also will my servant be.
The Father will honor whoever serves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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