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6,45-52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수요일

마치 천국에 온 듯 모두가 배부르고 기분이 좋은
그곳에 함께 앉아 있을 때는
마음의 문이 스르륵 열리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배를 타고 망망대해 같은 호수로 나아간 뒤
세찬 풍랑 속에서 밤새 사투를 하면서
마음의 문은 그만 굳게 더 굳게 닫혀 버렸습니다.
호수 위를 걸으시는 예수님을 보고 겁에 질린 제자들 중에,
가장 놀라 비명을 지르며 떨고 있는 저를 봅니다.
분주한 일상 가운데 주님께 의탁 하며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기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새로운 일들이 제게 밀려 올 때,
겁에 질려 마음 속에서는 비명을 지르고,
주님께 향한 안테나를 놓쳐 버립니다.
이리저리 휩쓸리며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진 저에게
주님께서는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하십니다.
일상 속에서 기적을 체험하고, 주님과 만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다름 아닌 ‘용기’입니다.
“나다.”하고 제 곁에 계시는 주님을 믿고 두려워하지 않는 것.
참 단순한 것 같지만, 어렵게만 느껴지는 그 용기를 주님께 청해봅니다.
주님, 저에게 일상에서 주님을 볼 수 있는 용기를 주소서.
주님의 기적을 대면할 용기를 주소서.
제가 미리 겁먹고 움츠러들지 않도록 도와 주소서.
아멘.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45-52
예수님께서는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신 뒤, 45 곧 제자들을 재촉하시어
배를 타고 건너편 벳사이다로 먼저 가게 하시고,
그동안에 당신께서는 군중을 돌려보내셨다.
46 그들과 작별하신 뒤에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시려고 산에 가셨다.
47 저녁이 되었을 때, 배는 호수 한가운데에 있었고
예수님께서는 혼자 뭍에 계셨다.
48 마침 맞바람이 불어 노를 젓느라고 애를 쓰는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새벽녘에 호수 위를 걸으시어 그들 쪽으로 가셨다.
그분께서는 그들 곁을 지나가려고 하셨다.
49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호수 위를 걸으시는 것을 보고,
유령인 줄로 생각하여 비명을 질렀다.
50 모두 그분을 보고 겁에 질렸던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곧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51 그러고 나서 그들이 탄 배에 오르시니 바람이 멎었다.
그들은 너무 놀라 넋을 잃었다.
52 그들은 빵의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오히려 마음이 완고해졌던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After the five thousand had eaten and were satisfied,
Jesus made his disciples get into the boat
and precede him to the other side toward Bethsaida,
while he dismissed the crowd. 
And when he had taken leave of them,
he went off to the mountain to pray. 
When it was evening,
the boat was far out on the sea and he was alone on shore. 
Then he saw that they were tossed about while rowing,
for the wind was against them. 
About the fourth watch of the night,
he came toward them walking on the sea. 
He meant to pass by them.  
But when they saw him walking on the sea,
they thought it was a ghost and cried out. 
They had all seen him and were terrified. 
But at once he spoke with them,
“Take courage, it is I, do not be afraid!” 
He got into the boat with them and the wind died down. 
They were completely astounded. 
They had not understood the incident of the loaves. 
On the contrary, their hearts were harde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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