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20,19-23 성령 강림 대축일

성령강림 대축일입니다.
오늘로 50일 동안의 부활시기가 꽉 채워지고,
내일부터 연중시기가 시작됩니다.

성령강림하면 오늘의 1독서
사도행전 2장의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오순절이 되었을 때
그들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 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
(사도 2, 1-4)

사도행전에서의 성령강림은
매우 역동적이고 신비한 체험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모두 한 자리에 모여 있는데
거센 바람이 부는 소리가 나면서
온 집안을 가득 채우고,
불꽃 모양의 혀가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 앉자
제자들이 성령으로 가득 차
다른 언어들을 말하기 시작’합니다.
이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우리 역시 이 자리에 함께 하여
성령으로 가득채워지는 경험을 하고 싶어집니다.

이에 비해 요한 복음의 성령강림은
또 다른 분위기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스승이시며, 이스라엘의 유일한 구원자로 믿어 온 분의
끔찍하고 억울한 죽음은
제자들을 공포와 두려움 속에 몰아 넣고,
문을 잠그고 숨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부활로
이 두려움은 기쁨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두려움과 절망의 한 가운데 오시어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시며
그들을 평화로 채워주십니다.
이어서 아버지께서 당신을 세상에 파견하신 것처럼
제자들이 당신이 하신 구원사업을
계속 이어가도록 그들을 파견하십니다.
그리고 이 파견을 위해 제자들을 새롭게 하시기 위해
그들에게 ‘숨을 불어 넣으시며 성령을 주십니다.’

‘숨을 불어넣으시며’에서
우리는 천지창조 때를 떠올리게 됩니다.
주 하느님께서 흙의 먼지로 사람을 빚으시고,
그 코에 생명의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다” (창세기 2,7).
천지창조 때 하느님이 숨을 불어넣으시어
사람이 생명체가 되었지만,
원죄의 결과 인간은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고,
계속되는 죄의 결과로 구원의 길을 찾지 못하고
죽음의 그늘 속에서 헤메고 있을 때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의 세상 파견과
수난과 죽음과 부활로
우리는 이제 새 셩명,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성령을 받음과 함께
죄를 용서하는 권한이 사도들의 공동체에 위임되었습니다.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죄를 용서하는 권한을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주신 것입니다.

하느님 아들의 육화로
우리의 약함과 한계가 부끄럽지 않게 되었고,
하느님 외아들의 수난과 죽음으로
넘치는 하느님 사랑을 다시금 알게되었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죄의 용서와 새로운 생명과 구원을 얻게 되었으며,
성령의 강림으로 주님 부활의 증인으로
그분을 세상 한 가운데서 힘차게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거져 주어졌습니다.
내 생명도,
내 죄의 용서도,
새롭게 태어날 기회도,
힘차게 사랑을 선포할 용기도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선물로 거져 받았습니다.
이 놀라운 선물을 우리 안에만 가득어 두지 않고
하느님 사랑처럼 아낌없이 내 이웃에,
세상에 내어줄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오소서 성령이여!
시어 우리를 새롭게 하소서!”

제노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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