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5,21-43 성 요한 보스코 사제 기념일

매일의 미사 안에서 오늘의 복음을 만나기에 앞서
복음 환호송을 혼자 소리내어 읊어 봅니다.

“알렐루야, 그리스도 우리의 병고 떠맡으시고
우리의 질병 짊어지셨네. 알렐루야!”

미리 눈으로, 마음으로 읽어 둔 복음이지만,
복음 환호송을 먼저 만나고 나니
오늘 이야기 속 예수님의 사랑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어제의 복음에서
예수님은 게라사인들의 지방에서
더러운 영이 들린 이로부터
마귀를 쫓아내시고
그 수가 많아 ‘군대’라는 이름을 지닌
더러운 영의 청을 들어주시어
돼지떼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이천 마리쯤 되는 돼지 떼가
호수에 빠져 죽었음을 기억합니다.
마치 만화나 영화에서 볼 듯한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 속 예수님께서는 다시 배를 타시고
건너편으로 오시어 많은 군중에 둘러싸여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두 사연을 지닌 이를 만나십니다.

죽을 지경에 이른 어린 딸의 병을
낫게 해 주십사 청하는 회당장 야이로와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로 고생하며
병을 고치기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으며
많은 의사를 찾아다니던 여인입니다.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딸의 병을
낫게 하고자 하는 아비의 마음,
12년을 하혈하며
만신창이가 된 여인의 마음,
이들이 예수님께 드리는 청원,
그 청원에 담긴 심정은 어떠했을까……

우리도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각자의 삶의 굽이굽이 여정에서
이러한 간절함을 체험한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를 대신해서 아플 수 있다면
그리하고픈 마음,
지칠 대로 지쳐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을 지경에 이른 상황.

각자의 사연 안에서 이 둘의 공통점은
군중 속에서도 오직 예수님께 집중하며
자신들의 소원을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회장당 야이로는
예수님 발 앞에 엎드려 간청하였고,
열 두해 동안 하혈하고 있는 여인은
‘저분의 옷에 손만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는 생각으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습니다.
이 둘의 표현 방식은 달랐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진심 어린 믿음을 알아차리십니다.

그리고 이미 우리에게 유명한
오늘 복음 후반부의 이야기처럼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곧 “탈리타 쿰!”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우리의 믿음에 대한
주님의 선물입니다.
그냥 위로의 말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세주 예수님의 사랑이 육화되어
우리 삶 안에 일으킨 기적이었습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처럼,
우리의 병고 떠맡으시고,
우리의 질병 짊어지시는 분이
우리와 함께 계시는
그리스도 예수님이심을 기억하며
오늘 하루,
일상(군중) 속에서 잠시 벗어나
고요한 가운데
우리가 주님께 드린 믿음의
순수성과 진정성에 대하여 돌아보며
우리의 믿음에 기쁘게 응답해주신 은총을
떠올려 보면 좋겠습니다.

​전 요세피나 수녀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21-43
그때에 21 예수님께서 배를 타시고 건너편으로 가시자
많은 군중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예수님께서 호숫가에 계시는데,
22 야이로라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님을 뵙고 그분 발 앞에 엎드려,
23 “제 어린 딸이 죽게 되었습니다.
가셔서 아이에게 손을 얹으시어
그 아이가 병이 나아 다시 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간곡히 청하였다.
24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와 함께 나서시었다.
많은 군중이 그분을 따르며 밀쳐 댔다.
25 그 가운데에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하는 여자가 있었다.
26 그 여자는 숱한 고생을 하며 많은 의사의 손에 가진 것을 모두 쏟아부었지만,
아무 효험도 없이 상태만 더 나빠졌다.
27 그가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군중에 섞여 예수님 뒤로 가서 그분의 옷에 손을 대었다.
28 ‘내가 저분의 옷에 손을 대기만 하여도 구원을 받겠지.’ 하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9 과연 곧 출혈이 멈추고 병이 나은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30 예수님께서는 곧 당신에게서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군중에게 돌아서시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1 그러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반문하였다.
“보시다시피 군중이 스승님을 밀쳐 대는데,
‘누가 나에게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십니까?”
32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누가 그렇게 하였는지 보시려고 사방을 살피셨다.
33 그 부인은 자기에게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나와서 예수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다 아뢰었다.
34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리고 병에서 벗어나 건강해져라.”
35 예수님께서 아직 말씀하고 계실 때에 회당장의 집에서 사람들이 와서는,
“따님이 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스승님을 수고롭게 할 필요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였다.
36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말하는 것을 곁에서 들으시고
회당장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37 그리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야고보의 동생 요한 외에는
아무도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셨다.
38 그들이 회당장의 집에 이르렀다.
예수님께서는 소란한 광경과 사람들이 큰 소리로 울며 탄식하는 것을 보시고,
39 안으로 들어가셔서 그들에게, “어찌하여 소란을 피우며 울고 있느냐?
저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 하고 말씀하셨다.
40 그들은 예수님을 비웃었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내쫓으신 다음,
아이 아버지와 어머니와 당신의 일행만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셨다.
41 그리고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말씀하셨다. “탈리타 쿰!”
이는 번역하면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는 뜻이다.
42 그러자 소녀가 곧바로 일어서서 걸어 다녔다.
소녀의 나이는 열두 살이었다. 사람들은 몹시 놀라 넋을 잃었다.
43 예수님께서는 아무에게도 이 일을 알리지 말라고
그들에게 거듭 분부하시고 나서,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이르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When Jesus had crossed again in the boat
to the other side,
a large crowd gathered around him, and he stayed close to the sea.
One of the synagogue officials, named Jairus, came forward.
Seeing him he fell at his feet and pleaded earnestly with him, saying,
“My daughter is at the point of death.
Please, come lay your hands on her
that she may get well and live.”
He went off with him
and a large crowd followed him.

There was a woman afflicted with hemorrhages for twelve years.
She had suffered greatly at the hands of many doctors
and had spent all that she had.
Yet she was not helped but only grew worse.
She had heard about Jesus and came up behind him in the crowd
and touched his cloak.
She said, “If I but touch his clothes, I shall be cured.”
Immediately her flow of blood dried up.
She felt in her body that she was healed of her affliction.
Jesus, aware at once that power had gone out from him,
turned around in the crowd and asked, “Who has touched my clothes?”
But his disciples said to him,
“You see how the crowd is pressing upon you,
and yet you ask, Who touched me?”
And he looked around to see who had done it.
The woman, realizing what had happened to her,
approached in fear and trembling.
She fell down before Jesus and told him the whole truth.
He said to her, “Daughter, your faith has saved you.
Go in peace and be cured of your affliction.”

While he was still speaking,
people from the synagogue official’s house arrived and said,
“Your daughter has died; why trouble the teacher any longer?”
Disregarding the message that was reported,
Jesus said to the synagogue official,
“Do not be afraid; just have faith.”
He did not allow anyone to accompany him inside
except Peter, James, and John, the brother of James.
When they arrived at the house of the synagogue official,
he caught sight of a commotion,
people weeping and wailing loudly.
So he went in and said to them,
“Why this commotion and weeping?
The child is not dead but asleep.”
And they ridiculed him.
Then he put them all out.
He took along the child’s father and mother
and those who were with him
and entered the room where the child was.
He took the child by the hand and said to her, “Talitha koum,”
which means, “Little girl, I say to you, arise!”
The girl, a child of twelve, arose immediately and walked around.
At that they were utterly astounded.
He gave strict orders that no one should know this
and said that she should be given something to 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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