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5,1-20 연중 제4주간 월요일

군대리아와 제정신

군대 급식으로 나온 빵과 반찬들을 조합해 만든
DIY햄버거를 군대리아라고 합니다.
자기 입맛대로 재료들을 넣고 빼고 할 수 있으니
남이 만들어 준 정량의 햄버거보다는
맛이 좋은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러나 맛이 있다고
‘덮어놓고 먹다 보면 돼지꼴을 못 면한다.’
는 요즘 사람들의 말처럼,
입에 맞는 패스트푸드가 배고픔을 해소할지언정
건강을 보장해주지는 못합니다.
특히나 이러한 단짠단짠한 햄버거들은
그 중독성 때문에 더 위험한데,
그런 중독성이 강한 음식에
‘마약’이라는 섬뜩한 단어를 붙이는 것도
한번 맛보면 헤어나오기 힘든
현실을 반영한 것이겠죠.

오늘 복음에 게라사인들의 지방에
더러운 영이 든 사람도
아주 시작부터 엉망진창인 삶을 살지는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더러운 영이 스스로를
‘군대’라고 하는 것처럼,
많은 군인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는 왠지 이 악령들이 조금씩 조금씩 열을 지어
착하고 나약한 하느님의 사람의 마음밭을 짓밟으며
이 불쌍한 청년을 착착착 압도했을 것이라는
묵상을 해봅니다.
한 번, 두 번…
악마의 유혹에 차례대로 뒷걸음치다
넘어져 빠져들게 되고,
더 이상 내 힘으로는 어찌해 볼 도리 없이
자포자기하고 말 때
마귀의 우두머리들이 작정하고
자신의 군대들을 풀어
약한 인간의 심성을 파고 덮친다면
하느님 도움 없이
그 악에서 헤어 나올 자 몇이나 되겠습니까?
악마들은 그렇게 악의 쇠사슬로
이 사람을 꽁꽁 묶어
하느님을 찾거나 부르짖을 일말의 구멍도
내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런 그에게 빛이 비치었으니
그 이름은 ‘예수’입니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하느님의 아드님이신 예수님으로부터 발하는 그 빛은
더러운 영이 든 청년의 두 눈을 가리고
휘감고 있던 무거운 족쇄와 쇠사슬 틈에서도
금세 알아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는 마침내 예수님 앞에 나아가
자신의 상태를 아뢰고
자신의 이름마저 알려주며
그를 구원하실 수 있는 분에게
간절히 아룁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께 말합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
이 말은 마치,
“주님, 저는 저를 구원해 주실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으로
저를 이 고통에서 건져내주십시오.”
하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내 죄악의 상태,
악에 물든 상태를 뼈저리게,
고통스럽게 느끼고
그 상황을 예수님의 도우심으로,
그 거룩한 이름의 힘으로
빠져나가도록 간청하는 것,
그것이 지금 크고 작은 중독에 물든
나약한 인간인 저에게도
하느님을 향한 제정신이 들 수 있게
필요한 일입니다.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5,1-20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은 1 호수 건너편 게라사인들의 지방으로 갔다.
2 예수님께서 배에서 내리시자마자,
더러운 영이 들린 사람이 무덤에서 나와 그분께 마주 왔다.
3 그는 무덤에서 살았는데,
어느 누구도 더 이상 그를 쇠사슬로 묶어 둘 수가 없었다.
4 이미 여러 번 족쇄와 쇠사슬로 묶어 두었으나,
그는 쇠사슬도 끊고 족쇄도 부수어 버려 아무도 그를 휘어잡을 수가 없었다.
5 그는 밤낮으로 무덤과 산에서 소리를 지르고 돌로 제 몸을 치곤 하였다.
6 그는 멀리서 예수님을 보고 달려와 그 앞에 엎드려 절하며,
7 큰 소리로 “지극히 높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
당신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께 말합니다.
저를 괴롭히지 말아 주십시오.” 하고 외쳤다.
8 예수님께서 그에게 “더러운 영아, 그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네 이름이 무엇이냐?” 하고 물으시자,
그가 “제 이름은 군대입니다. 저희 수가 많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0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
자기들을 그 지방 밖으로 쫓아내지 말아 달라고 간곡히 청하였다.
11 마침 그곳 산 쪽에는 놓아기르는 많은 돼지 떼가 있었다.
12 그래서 더러운 영들이 예수님께, “저희를 돼지들에게 보내시어
그 속으로 들어가게 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13 예수님께서 허락하시니 더러운 영들이 나와 돼지들 속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이천 마리쯤 되는 돼지 떼가 호수를 향해 비탈을 내리 달려,
호수에 빠져 죽고 말았다.
14 돼지를 치던 이들이 달아나 그 고을과 여러 촌락에 알렸다.
사람들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려고 왔다.
15 그들은 예수님께 와서 마귀 들렸던 사람,
곧 군대라는 마귀가 들렸던 사람이
옷을 입고 제정신으로 앉아 있는 것을 보고는 그만 겁이 났다.
16 그 일을 본 사람들이 마귀 들렸던 이와 돼지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그들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17 그러자 그들은 예수님께 저희 고장에서 떠나 주십사고 청하기 시작하였다.
18 그리하여 예수님께서 배에 오르시자,
마귀 들렸던 이가 예수님께 같이 있게 해 주십사고 청하였다.
19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
“집으로 가족들에게 돌아가,
주님께서 너에게 해 주신 일과 자비를 베풀어 주신 일을 모두 알려라.”
20 그래서 그는 물러가,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해 주신 모든 일을
데카폴리스 지방에 선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놀랐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Jesus and his disciples came to the other side of the sea,
to the territory of the Gerasenes.
When he got out of the boat,
at once a man from the tombs who had an unclean spirit met him.
The man had been dwelling among the tombs,
and no one could restrain him any longer, even with a chain.
In fact, he had frequently been bound with shackles and chains,
but the chains had been pulled apart by him and the shackles smashed,
and no one was strong enough to subdue him.
Night and day among the tombs and on the hillsides
he was always crying out and bruising himself with stones.
Catching sight of Jesus from a distance,
he ran up and prostrated himself before him,
crying out in a loud voice,
“What have you to do with me, Jesus, Son of the Most High God?
I adjure you by God, do not torment me!”
(He had been saying to him, “Unclean spirit, come out of the man!”)
He asked him, “What is your name?”
He replied, “Legion is my name. There are many of us.”
And he pleaded earnestly with him
not to drive them away from that territory.

Now a large herd of swine was feeding there on the hillside.
And they pleaded with him,
“Send us into the swine. Let us enter them.”
And he let them, and the unclean spirits came out and entered the swine.
The herd of about two thousand rushed down a steep bank into the sea,
where they were drowned.
The swineherds ran away and reported the incident in the town
and throughout the countryside.
And people came out to see what had happened.
As they approached Jesus,
they caught sight of the man who had been possessed by Legion,
sitting there clothed and in his right mind.
And they were seized with fear.
Those who witnessed the incident explained to them what had happened
to the possessed man and to the swine.
Then they began to beg him to leave their district.
As he was getting into the boat,
the man who had been possessed pleaded to remain with him.
But Jesus would not permit him but told him instead,
“Go home to your family and announce to them
all that the Lord in his pity has done for you.”
Then the man went off and began to proclaim in the Decapolis
what Jesus had done for him; and all were ama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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