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11,11-25 연중 제8주간 금요일

오늘 복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예수님의 동선에 따라 달라지는
그분의 말씀과 음색이다.
특히, 성전에 들어가셨을 때
평소와 다른 모습이 그러하다.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전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그곳의 모든 것을 둘러보신 다음,
날이 이미 저물었으므로
열두 제자와 함께 베타니아로 나가셨다.
(마르11,11)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시어,
그곳에서 사고팔고 하는 자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셨다.
환전상들의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도 둘러엎으셨다.
또한 아무도 성전을 가로질러
물건을 나르지 못하게 하셨다.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릴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마르11,15-17)

둘러보기, 쫓아내기, 둘러엎기, 가르치기……
이 몇 가지 표현을 통해서도 넉넉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주목하고 싶은 것은,
이 모든 것이 성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참으로 낯설고 놀라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평소에 내가 알고 지낸 예수님의 모습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님의 이 모습은
오히려 지금의 나에게 적용하여
어떠한 결단을 내리기 위해
기꺼이 취해야 할 태도인 듯하다.
바로, ‘내면의 정화’를 위해서
스스로 해야 할 작업인 것이다.
특히, ‘쫓아내기, 둘러 엎기’는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살다보니 어느새 내 안에 익숙하게 자리 잡은
세상의 가치관, 욕망…
너저분하게 널려있는 그 무엇들이다.
그것들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실 속의 내 모습!
결코 마음이 편할 리 없는 내면의 풍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들며 날마다
적당히 넘어가고 있지 않나?
일상에서 자주 마주하는
공허함, 외로움, 현실 비관, 불만…
한번 정도는 둘러보고 쫓아내고 둘러엎어야
해결 될 것들이다.
사랑과 자비, 위로와 같은 가치들로 얼르고 달래다가
고착되어 버린 것들 일수가 있다.
성체를 모시는 우리 영혼과 육신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무엇에 두어야 할지?
오늘 복음은 정화되지 않은 ‘자기애’를 모시고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일깨워주고 있다.

‘쫓아내기’, ‘둘러엎기’는 예수님이 보여주신 실천행위이다.
이 실천행위의 대상을 타인이 아닌,
‘나를 위한 나 자신’에게 적용시킬 때,
진정한 사랑과 평화는 찾아올 것이다.
어느새 강도들의 소굴이 되어 있는 나의 집이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릴 ” 수 있기를 희망하며…
때로는 나 자신에게 과격해 질 필요를 느껴보면 어떨까?
어쩌면 내가 간절하게 바라고 있는
내 모습이 이루어 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싶다.
은총이 따로 있나?
이것이 은총이지!

-박 율리아 수녀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1,11-25
예수님께서 군중의 환호를 받으시면서
11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전에 들어가셨다.
그리고 그곳의 모든 것을 둘러보신 다음,
날이 이미 저물었으므로 열두 제자와 함께 베타니아로 나가셨다.
12 이튿날 그들이 베타니아에서 나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시장하셨다.
13 마침 잎이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멀리서 보시고,
혹시 그 나무에 무엇이 달렸을까 하여 가까이 가 보셨지만,
잎사귀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무화과 철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14 예수님께서는 그 나무를 향하여 이르셨다.
“이제부터 영원히 어느 누구도 너에게서 열매를 따 먹는 일이 없을 것이다.”
제자들도 이 말씀을 들었다.
15 그들은 예루살렘으로 갔다.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들어가시어,
그곳에서 사고팔고 하는 자들을 쫓아내기 시작하셨다.
환전상들의 탁자와 비둘기 장수들의 의자도 둘러엎으셨다.
16 또한 아무도 성전을 가로질러 물건을 나르지 못하게 하셨다.
17 그리고 그들을 가르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의 집은 모든 민족들을 위한 기도의 집이라 불릴 것이다.’
라고 기록되어 있지 않으냐?
그런데 너희는 이곳을 ‘강도들의 소굴’로 만들어 버렸다.”
18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은 이 말씀을 듣고 그분을 없앨 방법을 찾았다.
군중이 모두 그분의 가르침에 감탄하는 것을 보고
그분을 두려워하였던 것이다.
19 날이 저물자 예수님과 제자들은 성 밖으로 나갔다.
20 이른 아침에 그들이 길을 가다가,
그 무화과나무가 뿌리째 말라 있는 것을 보았다.
21 베드로가 문득 생각이 나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보십시오.
스승님께서 저주하신 무화과나무가 말라 버렸습니다.”
22 그러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느님을 믿어라. 23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면서,
마음속으로 의심하지 않고 자기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그대로 될 것이다.
24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25 너희가 서서 기도할 때에 누군가에게 반감을 품고 있거든 용서하여라.
그래야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해 주신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k 11:11-26
Jesus entered Jerusalem and went into the temple area.
He looked around at everything and, since it was already late,
went out to Bethany with the Twelve.
 
The next day as they were leaving Bethany he was hungry.
Seeing from a distance a fig tree in leaf,
he went over to see if he could find anything on it.
When he reached it he found nothing but leaves;
it was not the time for figs.
And he said to it in reply, “May no one ever eat of your fruit again!”
And his disciples heard it.
 
They came to Jerusalem,
and on entering the temple area
he began to drive out those selling and buying there.
He overturned the tables of the money changers
and the seats of those who were selling doves.
He did not permit anyone to carry anything through the temple area.
Then he taught them saying, “Is it not written:
 
My house shall be called a house of prayer for all peoples?
But you have made it a den of thieves.”
 
The chief priests and the scribes came to hear of it
and were seeking a way to put him to death,
yet they feared him
because the whole crowd was astonished at his teaching.
When evening came, they went out of the city.
 
Early in the morning, as they were walking along,
they saw the fig tree withered to its roots.
Peter remembered and said to him, “Rabbi, look!
The fig tree that you cursed has withered.”
Jesus said to them in reply, “Have faith in God.
Amen, I say to you, whoever says to this mountain,
‘Be lifted up and thrown into the sea,’
and does not doubt in his heart
but believes that what he says will happen,
it shall be done for him.
Therefore I tell you, all that you ask for in prayer,
believe that you will receive it and it shall be yours.
When you stand to pray,
forgive anyone against whom you have a grievance,
so that your heavenly Father may in turn
forgive you your transgres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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