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21,29-33 연중 제34주간 금요일

내심 무엇인가 대단한 어떤 일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복권에 당첨되거나
죽을 위험의 고비에서 살아난다거나
시험에서 찍은 문제가 다 맞았다거나
하루아침에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거나
하는 등등의 일들…
내가 어떤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무언가 기적처럼 일어나는
좋은 일들을 기대하지요.

하지만
매일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기에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는 것들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고
소리를 듣고
몸을 움직이고
가족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고
음식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친구들을 만나고
….

나의 당연한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딱 한번만 이라도 일어났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는 기적같은 일임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도 이와 같지 않나 싶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어느날 갑자기
뚝 하고 떨어지거나
천지가 개벽하고 땅에서 솟아오르는
그런 모습이 아닙니다.
나에게 익숙하고 너무나 낯익어
그냥 무심코 스쳐 지나가기 쉬운 모든 것들 안에서
내게 다가온다는 것을..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 안에서
숨겨진 보물을 발견해 낼 수 있는
그런 눈과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주어진 모든 것에 충만히 머무르고
기뻐하며 감사할 수 있기를…

우리 모두가
그런 하루를 만들어 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고 마리마르타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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