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6,30-34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언젠가 인터넷에서
우리 몸 속 적혈구가 일하는 방식이란 글을 읽었다.
적혈구는 온몸을 돌며 자기 몸의 산소를
그것이 필요한 다른 세포들에게 다 나누어 주고
1주일 정도 살다가 비장에서 마지막을 맞이한다는 내용이었다.

오늘 복음속 제자들 곁에서 몰려든 군중을 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나를 만났다.
이제 좀 쉬어보나 두근두근 기대감으로
배에서 내리는데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
순간 머리끝까지 화가나고 피곤은 두배로 밀려든다.
그 순간 사람들은 내게
하느님께서 당신 모습 닮게 지어내신
고귀한 존재들이 아니었다.
부끄럽지만 그 순간 사람들은
나에게 귀찮고 떨궈내고 싶은..
그런 위치로 떨어져버렸다.
믿었던 예수님마저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을 챙기기에 바쁘시니
하.. 뭐지?
약속하셨잖아 쉬러 가자고!
내가 이분께 이런 존재밖에 안돼는거야!
화가 점점 치밀어 오르는데..
문득 적혈구 생각이 났다.

내가 화를 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내 몸속 어딘가에서 묵묵히
자신의 생명을 다른 세포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 주고 있는
세포가 있다는 것이 신선했다.
몸으로 짓는 죄가 많은데
생각해보면 몸은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것일 뿐.
사실 몸은 그무엇보다 정직하게
하느님 지어만드신 법칙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으니 맥이 뛰고
호흡이 들어가고 나오고 살짝 가렵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고..
너무나 평온한 몸이 느껴진다.
내 정신이 몸을 어지럽히지만 않는다면
나는 기쁠수 있다!

눈을 떴다.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에워싸고
간절한 눈빛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내 안의 마음곳간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오려는
나쁜 생각들이 몸으로 들러붙지 않도록
정신을 집중했다.
서로 돕고 희생하고 감싸는 것이 기본 법칙인
몸의 눈으로 사람을 보고
세상을 바라보면
그들을 바라보는 예수님의 눈빛에 동화될수 있다.
오늘 하루 하느님께서 지어주신 내 몸의 법칙대로
순수하게 착하게 평화롭게 살아보려 한다.
세상의 이기심과 내안의 이기심을 걷어내고
적혈구가 쉬지않고 일하고 있는 방식을 바라보며
몸에 부끄럽지 않은 맑은 정신으로
사람을 세상을 바라보고 싶다. 아멘.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6,30-34
그때에 30 사도들이 예수님께 모여 와,
자기들이 한 일과 가르친 것을 다 보고하였다.
31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너희는 따로 외딴곳으로 가서 좀 쉬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오고 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음식을 먹을 겨를조차 없었던 것이다.
32 그래서 그들은 따로 배를 타고 외딴곳으로 떠나갔다.
33 그러자 많은 사람이 그들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모든 고을에서 나와 육로로 함께 달려가
그들보다 먼저 그곳에 다다랐다.
34 예수님께서는 배에서 내리시어
많은 군중을 보시고 가엾은 마음이 드셨다.
그들이 목자 없는 양들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기 시작하셨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k 6:30-34
 
The Apostles gathered together with Jesus
and reported all they had done and taught.
He said to them,
“Come away by yourselves to a deserted place and rest a while.”
People were coming and going in great numbers,
and they had no opportunity even to eat.
So they went off in the boat by themselves to a deserted place.
People saw them leaving and many came to know about it.
They hastened there on foot from all the towns
and arrived at the place before them.
 
When Jesus disembarked and saw the vast crowd,
his heart was moved with pity for them,
for they were like sheep without a shepherd;
and he began to teach them many th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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