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45-51 성 바르톨로메오 사도 축일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요한 1,48)

가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조용히 혼자 기도하기 위해 주로 찾았던 곳이
바로 무화과나무 그늘이라고 합니다.
나타나엘은 그날도
비좁고 답답한 집에서 잠시 물러나와
아담한 무화과나무 그늘 아래에서
고요한 침묵 중에 하느님을 만났겠지요.

“내가 보았다.”

나타나엘은 ‘지금’ 예수님을 만났다고 생각했지만
예수님은 ‘이미’ 그를 보셨습니다.
필립보가 자신을 불렀고
자신이 그분을 만나러 갔다고 생각했지만,
그분이 먼저 그를 보셨고 필립보를 통해 불러 들이셨습니다(47절).

언젠가부터 좋아진 복음의 한 장면입니다.
갈곳 잃은 심정으로 아무도 없는 곳을 찾던 나,
하느님께만 내 마음을 겨우 내보일 수 있었던 나,
하느님을 부르기조차 힘들었던 나…를
보셨구나 싶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내가 당신을 몰랐던 그때도,
내가 당신을 부르지 못하던 그때도
이미 나를 보셨고, 부르고 계셨습니다.

삶의 고달픔을 견디느라 시큰둥했던 나타나엘의 표정 너머,
내면의 기도 지향을 알고 위로하셨던 분께서는
내가 당신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발걸음마저 멎었던 그때부터,
서서히 당신을 향해 돌아서고
걸음을 옮겨갈 때에도 이미 보고 계셨겠지요.
그러니 이제는 내가 그분을 볼 차례입니다.

  • 김 성심 수녀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5-51
그때에 45 필립보가 나타나엘을 만나 말하였다.
“우리는 모세가 율법에 기록하고 예언자들도 기록한 분을 만났소.
나자렛 출신으로 요셉의 아들 예수라는 분이시오.”
46 나타나엘은 필립보에게,
“나자렛에서 무슨 좋은 것이 나올 수 있겠소?” 하였다.
그러자 필립보가 나타나엘에게 “와서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47 예수님께서는 나타나엘이 당신 쪽으로 오는 것을 보시고
그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보라, 저 사람이야말로 참으로 이스라엘 사람이다.
저 사람은 거짓이 없다.”
48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저를 어떻게 아십니까?” 하고 물으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필립보가 너를 부르기 전에,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내가 보았다.” 하고 대답하셨다.
49 그러자 나타나엘이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스승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십니다.
이스라엘의 임금님이십니다.”
50 예수님께서 나타나엘에게 이르셨다.
“네가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해서 나를 믿느냐?
앞으로 그보다 더 큰 일을 보게 될 것이다.”
51 이어서 그에게 또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천사들이 사람의 아들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Jn 1:45-51
Philip found Nathanael and told him,
“We have found the one about whom Moses wrote in the law,
and also the prophets, Jesus son of Joseph, from Nazareth.”
But Nathanael said to him,
“Can anything good come from Nazareth?”
Philip said to him, “Come and see.”
Jesus saw Nathanael coming toward him and said of him,
“Here is a true child of Israel.
There is no duplicity in him.”
Nathanael said to him, “How do you know me?”
Jesus answered and said to him,
“Before Philip called you, I saw you under the fig tree.”
Nathanael answered him,
“Rabbi, you are the Son of God; you are the King of Israel.”
Jesus answered and said to him,
“Do you believe
because I told you that I saw you under the fig tree?
You will see greater things than this.”
And he said to him, “Amen, amen, I say to you,
you will see heaven opened and the angels of God
ascending and descending on the Son of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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