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9,57-62 연중 제26주간 수요일

그러나 먼저…

“나를 따라라.”하신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수도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자주, 아니 거의 매번
하느님의 뜻과 예수님의 삶보다는
나의 뜻을 먼저 생각합니다.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는 것이나,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자연스럽고
한편으로는 당연하게도 여겨지는 일들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따르려면
이 시대에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세상적인 이치들과 하느님의 뜻 중에서
무엇이 우선이 되고 무엇이 중요한지,
스스로 분별할 수 있기를 바라시고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복음에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예수님 뒤를 따르려면,
누구든지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자신을 버린다는 표현 안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되겠지요.
나의 생각,
나의 의도,
나의 인간적인 관계,
세상적인 인정과 부유함 등등…
십자가는 내가 느끼는 나의 어려움,
한계, 나약함, 고통 등이 될 것입니다.
세상 그 어느 누구도
자신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십자가 없이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적어도 제가 만난,
제가 아는 모든 분들은 그렇습니다.
자신의 어느 것 하나 잃어본 적이 없는 사람,
아무런 고통이나 어려움 없이 사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무리 부자라도
목숨은 재물에 달려있지 않다고 하신 말씀처럼,
머리카락 한 올조차
희게도 검게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인간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것은 바로… … 바로~~~
‘믿음’입니다.
하느님께서 나를 진정 사랑하신다는 믿음,
내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나를 구원으로 이끄신다는 믿음,
그 어떤 고통 속에서도
나 혼자 내버려두시지 않는다는 믿음,
그분이 언제 어디서나
나와 함께 계심을 믿을 때,
쟁기를 잡고 ‘잘 가고 있나?’
뒤돌아 볼 필요도 없이
굽은 길도 곧게 하시는 하느님께서,
나의 길을 바르게 이끌어 주시고
나를 구원하시며,
참 기쁨과 행복으로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 수련자 김 크리스티나 –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57-62
그때에 예수님과 제자들이 57 길을 가는데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어디로 가시든지 저는 스승님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58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여우들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들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
59 예수님께서는 다른 사람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이르셨다.
그러나 그는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0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고,
너는 가서 하느님의 나라를 알려라.” 하고 말씀하셨다.
61 또 다른 사람이 “주님, 저는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먼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게 허락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62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9:57-62
As Jesus and his disciples were proceeding
on their journey, someone said to him,
“I will follow you wherever you go.”
Jesus answered him,
“Foxes have dens and birds of the sky have nests,
but the Son of Man has nowhere to rest his head.”
And to another he said, “Follow me.”
But he replied, “Lord, let me go first and bury my father.”
But he answered him, “Let the dead bury their dead.
But you, go and proclaim the Kingdom of God.”
And another said, “I will follow you, Lord,
but first let me say farewell to my family at home.”
Jesus answered him, “No one who sets a hand to the plow
and looks to what was left behind is fit for the Kingdom of G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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