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21,5-19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 루카 21, 6

저의 성소를 두고 54일 묵주기도를
드리고 있을 때였습니다.
수도 성소로 저를 부르시는 것인지
확실한 표징을 보여달라고 기도했었지요.
수녀원에 들어가는 것이
한 여자로서 결혼하는 것과 같은 일인데
예수님께서 프로포즈를 해주셔야 되지 않냐고 하면서
마치 무릎 꿇고 다이아반지를 선물하는
그런 프로포즈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27일 청원기도가 끝나고 감사기도를 드릴 때였지만
어떤 확실한 응답도 없으신 것 같았습니다.
우연히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부족하다.’
같은 성경구절을 마주하게 해주셨지만
평생을 거는 선택의 근거로는 부족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러던 중 감사기도가 거의 끝나갈 무렵
한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화려한 성에 살며 부유한 삶을 살던 재벌 2세가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고
여주인공과의 여러 스토리들이 있었지만
결국은 안락사로
자신의 죽음을 선택한다는 내용의 영화였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삶은
많은 사람들이 동경하며 벌떼처럼 쫓아가는
명품과 부귀영화로 치장되어 있었지만
그 영화 속에서 저는
하느님을 1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많은 감정들이 밀려왔습니다.
저 또한 지금까지 쫓아왔던 세상의 좋은 것들,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 허무하고 질리면서
가슴이 답답해져 왔습니다.
내 몸과 마음과 정신에 마치 쓰나미가 몰려오듯이
구토가 나올 것 같은 질림과 정떨어짐이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무렵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읽게 되었는데
이런 구절이 제 마음에 꽂혔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흙의 먼지라는 사실을 잊었습니다.”
내가 추구했던 모든 것이
언젠가는 땅의 먼지처럼 허무하게 허물어질 것일 뿐임을,
그리고 영원함은 하느님과 하느님께로 갈
제 영혼에 있다는 것을 느끼며
이것이 예수님께서 기도의 응답으로
제 심장에 박아주시는 다이아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흙의 먼지일 뿐이요,
예수님 없이는 살 이유도,
살 수도 없는 사람인 저는
비로소 움켜진 손을 놓고
눈을 들어 하늘을 제대로 바라보았습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1,5-19
그때에 5 몇몇 사람이 성전을 두고,
그것이 아름다운 돌과 자원 예물로 꾸며졌다고 이야기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6 “너희가 보고 있는 저것들이,
돌 하나도 다른 돌 위에 남아 있지 않고 다 허물어질 때가 올 것이다.”
7 그들이 예수님께 물었다. “스승님, 그러면 그런 일이 언제 일어나겠습니까?
또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할 때에 어떤 표징이 나타나겠습니까?”
8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너희는 속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여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내가 그리스도다.’, 또 ‘때가 가까웠다.’ 하고 말할 것이다.
그들 뒤를 따라가지 마라.
9 그리고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10 이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민족과 민족이 맞서 일어나고 나라와 나라가 맞서 일어나며,
11 큰 지진이 발생하고 곳곳에 기근과 전염병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하늘에서는 무서운 일들과 큰 표징들이 일어날 것이다.
12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앞서, 사람들이 너희에게 손을 대어 박해할 것이다.
너희를 회당과 감옥에 넘기고,
내 이름 때문에 너희를 임금들과 총독들 앞으로 끌고 갈 것이다.
13 이러한 일이 너희에게는 증언할 기회가 될 것이다.
14 그러나 너희는 명심하여, 변론할 말을 미리부터 준비하지 마라.
15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내가 너희에게 주겠다.
16 부모와 형제와 친척과 친구들까지도 너희를 넘겨 더러는 죽이기까지 할 것이다.
17 그리고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18 그러나 너희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이다.
19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21:5-19
While some people were speaking about
how the temple was adorned with costly stones and votive offerings,
Jesus said, “All that you see here–
the days will come when there will not be left
a stone upon another stone that will not be thrown down.”

Then they asked him,
“Teacher, when will this happen?
And what sign will there be when all these things are about to happen?”
He answered,
“See that you not be deceived,
for many will come in my name, saying,
‘I am he,’ and ‘The time has come.’
Do not follow them!
When you hear of wars and insurrections,
do not be terrified; for such things must happen first,
but it will not immediately be the end.”
Then he said to them,
“Nation will rise against nation, and kingdom against kingdom.
There will be powerful earthquakes, famines, and plagues
from place to place;
and awesome sights and mighty signs will come from the sky.

“Before all this happens, however,
they will seize and persecute you,
they will hand you over to the synagogues and to prisons,
and they will have you led before kings and governors
because of my name.
It will lead to your giving testimony.
Remember, you are not to prepare your defense beforehand,
for I myself shall give you a wisdom in speaking
that all your adversaries will be powerless to resist or refute.
You will even be handed over by parents, brothers, relatives, and friends,
and they will put some of you to death.
You will be hated by all because of my name,
but not a hair on your head will be destroyed.
By your perseverance you will secure your l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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