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3,1-15 주님 만찬 성목요일

주님 만찬 성 목요일
예수님께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발을 씻겨주십니다.
예수님께서 발을 씻겨주신다는 것에
사랑과 섬김, 낮추임…
평소 들었던 많은 의미와 해석들이
머리에 떠오르지만
마음 속엔 타성에 젖어
으레 예수님은
그래야 하는 분처럼 여기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제자들 한 명, 한 명의 발을 닦아주시는
예수님을 떠올리다
유다의 발을 닦아주는
예수님의 손길에 머물렀습니다.

나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이,
내 마음 속에 앙금이 남아있는 이…
그 앞에 자세를 낮추어 앉는
나를 떠올려봅니다.
자세를 낮추기까지도 어려웠지만,
낮추고 다가선 내 마음 속에
여전히 나의 손길로
그의 마음을 바꾸고 싶어하는기대가
가득한 걸 봅니다.
자세는 낮추었지만 마음 속엔
아직 내가 우위에 있습니다.
그가 나의 손길에도 아랑곳하지 않으면
이내 적개심을 품을 마음이지요.

예수님의 비움이 어느 정도인지…
예수님의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감히 따라갈 수 없는 그 사랑이
한없이 베풀어지고 있다는 것에
참 감사하고 위안이 되는 오늘입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3,1-15
1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서 아버지께로 건너가실 때가 온 것을 아셨다.
그분께서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신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다.
2 만찬 때의 일이다.
악마가 이미 시몬 이스카리옷의 아들 유다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생각을 불어넣었다.
3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당신 손에 내주셨다는 것을,
또 당신이 하느님에게서 나왔다가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것을 아시고,
4 식탁에서 일어나시어 겉옷을 벗으시고 수건을 들어 허리에 두르셨다.
5 그리고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 시작하셨다.
6 그렇게 하여 예수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자
베드로가, “주님, 주님께서 제 발을 씻으시렵니까?” 하고 말하였다.
7 예수님께서는 “내가 하는 일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나중에는 깨닫게 될 것이다.” 하고 대답하셨다.
8 그래도 베드로가 예수님께 “제 발은 절대로 씻지 못하십니다.” 하니,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나와 함께 아무런 몫도 나누어 받지 못한다.”
9 그러자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제 발만 아니라 손과 머리도 씻어 주십시오.”
10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을 한 이는 온몸이 깨끗하니 발만 씻으면 된다.
너희는 깨끗하다. 그러나 다 그렇지는 않다.”
11 예수님께서는 이미 당신을 팔아넘길 자를 알고 계셨다.
그래서 “너희가 다 깨끗한 것은 아니다.” 하고 말씀하신 것이다.
12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다음,
겉옷을 입으시고 다시 식탁에 앉으셔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깨닫겠느냐?
13 너희가 나를 ‘스승님’, 또 ‘주님’ 하고 부르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 나는 사실 그러하다.
14 주님이며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15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 준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Jn 13:1-15
Before the feast of Passover, Jesus knew that his hour had come
to pass from this world to the Father.
He loved his own in the world and he loved them to the end.
The devil had already induced Judas, son of Simon the Iscariot, to hand him over.
So, during supper,
fully aware that the Father had put everything into his power
and that he had come from God and was returning to God,
he rose from supper and took off his outer garments.
He took a towel and tied it around his waist.
Then he poured water into a basin
and began to wash the disciples’ feet
and dry them with the towel around his waist.
He came to Simon Peter, who said to him,
“Master, are you going to wash my feet?”
Jesus answered and said to him,
“What I am doing, you do not understand now,
but you will understand later.”
Peter said to him, “You will never wash my feet.”
Jesus answered him,
“Unless I wash you, you will have no inheritance with me.”
Simon Peter said to him,
“Master, then not only my feet, but my hands and head as well.”
Jesus said to him,
“Whoever has bathed has no need except to have his feet washed,
for he is clean all over;
so you are clean, but not all.”
For he knew who would betray him;
for this reason, he said, “Not all of you are clean.”

So when he had washed their feet
and put his garments back on and reclined at table again,
he said to them, “Do you realize what I have done for you?
You call me ‘teacher’ and ‘master,’ and rightly so, for indeed I am.
If I, therefore, the master and teacher, have washed your feet,
you ought to wash one another’s feet.
I have given you a model to follow,
so that as I have done for you, you should also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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