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12,38-44 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마르 12,38)

나는 선행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이유는 상대의 필요를 알아차리고
일상 속에서 작은 배려를 할 때
단전 밑에서부터 기쁨이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배려가 좋았던 건
내가 누군가에게 고마운 존재가 된 것이
아주 뿌듯하고 흐뭇했던 것이었습니다.
그 재미에 빠져 나는 돌아보지 않고
사람들의 필요만 찾아다녔습니다.
어느 날, 보다 못한 친구가
“너무 애쓰지 마.
안 힘들어? 넌 슈퍼맨이 아니야.”

예상했던 기쁨과 뿌듯함 대신에
존재를 드러내려 했던 마음을 들켜 부끄럽고
나의 기쁨을 위해 사람을 이용한 것 같아 슬퍼졌습니다.
슬픔이 나를 삼키는 것 같을 땐
기도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친절한 의사처럼
예수님은 나의 마음을 되짚주셨습니다.
“처음에 최선을 다한 건 아주 좋았어요!
근데 사람은 만족시키기가 어려워요. 저도 실패했는걸요.
최선을 다하는 좋은 습관으로
숨은 일도 다 아시고
모든 일을 선으로 이끄시는 분과 함께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부족함만 남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마저 전부
당신 앞으로 가져 온 나를
사랑스럽게 보시고
감동과 고마움과 위로를
눈처럼 펑펑 내려주신 예수님 덕분에
감사합니다 😀
– 수련자 김 찬미


✠ 마르코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2,38-44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38 가르치시면서 이렇게 이르셨다.
“율법 학자들을 조심하여라.
그들은 긴 겉옷을 입고 나다니며 장터에서 인사받기를 즐기고,
39 회당에서는 높은 자리를, 잔치 때에는 윗자리를 즐긴다.
40 그들은 과부들의 가산을 등쳐 먹으면서 남에게 보이려고 기도는 길게 한다.
이러한 자들은 더 엄중히 단죄를 받을 것이다.”
41 예수님께서 헌금함 맞은쪽에 앉으시어,
사람들이 헌금함에 돈을 넣는 모습을 보고 계셨다. 많은 부자들이 큰돈을 넣었다.
42 그런데 가난한 과부 한 사람이 와서 렙톤 두 닢을 넣었다.
그것은 콰드란스 한 닢인 셈이다.
43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가까이 불러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저 가난한 과부가 헌금함에 돈을 넣은 다른 모든 사람보다 더 많이 넣었다.
44 저들은 모두 풍족한 데에서 얼마씩 넣었지만,
저 과부는 궁핍한 가운데에서 가진 것을, 곧 생활비를 모두 다 넣었기 때문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k 12:38-44
In the course of his teaching Jesus said to the crowds,
“Beware of the scribes, who like to go around in long robes
and accept greetings in the marketplaces,
seats of honor in synagogues,
and places of honor at banquets.
They devour the houses of widows and, as a pretext
recite lengthy prayers.
They will receive a very severe condemnation.”
 
He sat down opposite the treasury
and observed how the crowd put money into the treasury.
Many rich people put in large sums.
A poor widow also came and put in two small coins worth a few cents.
Calling his disciples to himself, he said to them,
“Amen, I say to you, this poor widow put in more
than all the other contributors to the treasury.
For they have all contributed from their surplus wealth,
but she, from her poverty, has contributed all she had,
her whole livelih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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