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함께하는 노(老)수도자의 일기 1. 나의 방은 천국이다


앉으면 하늘이 내 손으로 잡힐 듯하고, 먼 산을 오르내린다.
때로는 지붕 꼭대기에도, 나무 꼭대기에도 올라 갈 수 있다.
산 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이 아름답구나
책상위 꽅병 안의 꽃이 항상 나를 기쁘게하고
편안한 침상은 나에게 휴식을 준다. 

십자가의 예수님은 나를 내려다 보시며 나를 포근히 감싸신다.
창가에 핀 제라늄, 나팔꽃, 분꽃은 하루종일 나에게 말을 건넨다.
가는 줄기에 주렁주렁 매달린 빨간 토마토가 한창이다.
이 맛있는 토마토 따서 동네잔치 하세. 알렐루야!

-박 오틸리아 수녀-

[원산수녀원에서 서원한 마지막 생존 수녀님이신 
박 오틸리아 수녀님의 사랑스런 일기를 
권 루카스 수녀의 그림과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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