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20,1-16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오늘 아침엔 이상하게 피곤함이 느껴졌습니다.
새 날 새 하루를 무거운 몸과 마음으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말입니다.

문득, 생각해 봅니다.
세상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남모르는 삶의 버거운 숙제들은
과연 얼마만큼의 무게일까?
그들의 아침은 또 얼마나 힘겨운 것일까?
이런저런 물음으로 성당을 향했습니다.

오늘 아침 미사에는
‘선종하신 부모, 형제들을 위한’
지향 판이 꽂혀 있었습니다.
미사 내내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습니다.
‘아빠… 아빠는 살면서 힘들 때 어떻게 했어요?
아빠는 어떻게 견디어 내셨어요?’
한평생 충실함으로
말없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셨던
아버지가 너무나도 그리워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힘든 날도 있는 법이지.
그런데 좋은 날도 많았지.
하루 하루 제 자리를 지키면서
잘 견디어 내다 보면
다 지나간단다.
아무것도 아니란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아버지의 자리는
늘 끝자리 였습니다.
삶은 아버지를
늘 끝자리에 데려다 놓았습니다.
희생과 양보의 삶이
첫 자리를 차지 할 수는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나 제 마음속에 아버지는
이제 제일 첫 자리에 계십니다.
힘들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나의 든든한 등대 이십니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사랑 때문에 비워진 마음은
바보스럽고 힘없는 것으로 보여지지만,
언젠가 그 진정한 의미가 드러날 때,
그 누구도 감히 앗아 갈 수 없는
귀한 보물이 됩니다.
스스로를 자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 귀함이 영원합니다.
세상의 기준과 다르게
첫째는 꼴찌가 되고
꼴찌는 첫째가 됩니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20,1-16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1 “하늘 나라는 자기 포도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에 집을 나선 밭 임자와 같다.
2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그들을 자기 포도밭으로 보냈다.
3 그가 또 아홉 시쯤에 나가 보니
다른 이들이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었다.
4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정당한 삯을 주겠소.’ 하고 말하자, 5 그들이 갔다.
그는 다시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그와 같이 하였다.
6 그리고 오후 다섯 시쯤에도 나가 보니
또 다른 이들이 서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 ‘당신들은 왜 온종일 하는 일 없이 여기 서 있소?’ 하고 물으니,
7 그들이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자 그는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8 저녁때가 되자 포도밭 주인은 자기 관리인에게 말하였다.
‘일꾼들을 불러 맨 나중에 온 이들부터 시작하여
맨 먼저 온 이들에게까지 품삯을 내주시오.’
9 그리하여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이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다.
10 그래서 맨 먼저 온 이들은 차례가 되자
자기들은 더 받으려니 생각하였는데,
그들도 한 데나리온씩만 받았다.
11 그것을 받아 들고 그들은 밭 임자에게 투덜거리면서,
12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대우하시는군요.’ 하고 말하였다.
13 그러자 그는 그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친구여, 내가 당신에게 불의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오.
당신은 나와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지 않았소?
14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15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아니면, 내가 후하다고 해서 시기하는 것이오?’
16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T 20:1-16
Jesus told his disciples this parable: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a landowner
who went out at dawn to hire laborers for his vineyard.
After agreeing with them for the usual daily wage,
he sent them into his vineyard.
Going out about nine o’clock,
he saw others standing idle in the marketplace,
and he said to them, ‘You too go into my vineyard,
and I will give you what is just.’
So they went off.
And he went out again around noon,
and around three o’clock, and did likewise.
Going out about five o’clock,
he found others standing around, and said to them,
‘Why do you stand here idle all day?’
They answered, ‘Because no one has hired us.’
He said to them, ‘You too go into my vineyard.’
When it was evening the owner of the vineyard said to his foreman,
‘Summon the laborers and give them their pay,
beginning with the last and ending with the first.’
When those who had started about five o’clock came,
each received the usual daily wage.
So when the first came, they thought that they would receive more,
but each of them also got the usual wage.
And on receiving it they grumbled against the landowner, saying,
‘These last ones worked only one hour,
and you have made them equal to us,
who bore the day’s burden and the heat.’
He said to one of them in reply,
‘My friend, I am not cheating you.
Did you not agree with me for the usual daily wage?
Take what is yours and go.
What if I wish to give this last one the same as you?
Or am I not free to do as I wish with my own money?
Are you envious because I am generous?’
Thus, the last will be first, and the first will be l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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