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26-38 한국 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에덴 동산에서 죄를 짓고
무화과나무 잎으로 두렁이를 만들어 입고
하느님을 피해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던
아담과 하와처럼,
가끔 스스로의 죄스러움이 가득 밀려와
하느님을 피해 나만의 동굴로 숨을 때가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논리적인 글쓰기를 하는 것도 아닌데
6하 원칙에 따라
곱씹고 또 씹으며
자기 연민과 두려움에 가득 차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들으며
혼자만의 생각과 세상에
갇혀있을 때 말입니다.
그럴 때의 나는 그야말로
‘다크 오브 다크 모드’의 내가 되고 말지요.

오늘 복음 속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마리아라는 이름의 처녀를 찾아간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합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어찌나 제 모습과 비교가 되는지
눈물이 찔끔나며
화가 나기까지 했습니다.

아~ 예예~
그거야 성모님 정도는 되어야
그런 말을 들을 자격이 되는 거지요.
저야 뭐,
매일 매 순간
말과 행동과 생각이
늘 하느님의 뜻과 반대나 되는
잘못을 하고 죄를 짓는
보잘 것 없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한 존재
그 정도인데
뭘 어쩌겠어요.

그러면서 뒤돌아 앉아 있는 제게
누군가 톡톡 어깨를 두드리기에 돌아보니
방긋 웃는 가브리엘 천사가 말을 건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내 안의 가득찬 어둠을 몰아내는
하느님의 부르심.
그것은 비단 성모님 뿐만이 아니라
바로 지금 약함과 한계를 온전히 지닌..
처절하게 흙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제게 건네는
하느님의 부르심입니다.

내가 어떤 모습이든
어떤 상황에 놓여있든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주시고
살게하시는
하느님의 사랑.

오늘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을 맞아
하느님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응답하셨던 성모님의 전구를 청하며
저도 매일매일
늘 함께 하시며 힘이 되어주시는
그분과 함께
포기하지 않고
나의 길을 잘 걸을 수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 고 마리마르타 수녀:)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26-38
그때에 26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27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29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30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31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33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1:26-38
The angel Gabriel was sent from God
to a town of Galilee called Nazareth,
to a virgin betrothed to a man named Joseph,
of the house of David,
and the virgin’s name was Mary.
And coming to her, he said,
“Hail, full of grace! The Lord is with you.”
But she was greatly troubled at what was said
and pondered what sort of greeting this might be.
Then the angel said to her,
“Do not be afraid, Mary,
for you have found favor with God.
Behold, you will conceive in your womb and bear a son,
and you shall name him Jesus.
He will be great and will be called Son of the Most High,
and the Lord God will give him the throne of David his father,
and he will rule over the house of Jacob forever,
and of his Kingdom there will be no end.”
But Mary said to the angel,
“How can this be,
since I have no relations with a man?”
And the angel said to her in reply,
“The Holy Spirit will come upon you,
and the power of the Most High will overshadow you.
Therefore the child to be born
will be called holy, the Son of God.
And behold, Elizabeth, your relative,
has also conceived a son in her old age,
and this is the sixth month for her who was called barren;
for nothing will be impossible for God.”
Mary said, “Behold, I am the handmaid of the Lord.
May it be done to me according to your word.”
Then the angel departed from 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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