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라.
Chisto omnino nihil praeponant. R. B.
– 머리말 72,11
마르코 이반 루프니크 지음 | 오영민 옮김 | 바오로딸 | 2011년 08월 05일 출간
p.50
식별은 모든 것이 내게 달려 있는 것처럼 여기는 내 뜻과 생각을 단념하고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지는 고행을 계속하는 기도다.
p.59
복음은 계시지 요구가 아니기에 복음에 충실한 사람이 행복하다는 말이다.
p.143
하느님의 은혜를 잊지 않는 사람의 하루는 시작부터 다르다. 그 사람은 세상의 향기와 멋과 맛 안에서 무엇이 하느님의 것이고 무엇이 하느님의 것이 아닌지를 식별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p.144
이미 하느님을 체험으로 알고 있고 영적 사고방식을 갖춘 사람들은 십자가, 어려움, 질병, 다른 사람들의 반대, 실패와 같은 현실들을 아직 영적 사고방식이 미흡한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해할 것이다. 전자는 그러한 것들에서 탁월한 구원의 영적 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반면, 후자는 여전히 자신의 시각을 실현하려고 갈등할 것이다.
p.154~155
많은 옛 영적 저술가들은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이미 이루어 주신 일들에 대한 기억을 어떻게 하면 지속적으로 지켜나갈 수 있을까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그 방안 가운데 하나로 절제의 훈련을 제시했다. 절제는 가치 있는 것, 존속하는 것, 정말 중요한 것에 주의를 집중하는 사람들의 영적인 태도다.
p.156
사랑의 맛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기억할 수 있을 만큼 근본적이고 총체적인 어떤 것을 체험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삶 전체를 내적으로 일치시켜 이끌어 나가기가 어렵다. 이런 경우에는 흔히 자신의 내적 불일치와 분열의 극복을 추구하는 일이 의지의 과제인 도덕적인 의무로 남게 된다.…반면에 절제하는 사람들, 곧 지성과 마음 모두가 ‘성자의 얼굴’에 관심을 쏟는 사람들은 다른 것에 몰두하거나, 어쩌면 식상할 수 있는 다른 ‘음식들’을 찾을 필요를 못 느낀다.
p.167
악마는 그 사람이 나름대로 신앙생활을 한다고는 하지만 구원받지 못하고 해방되지 못한 죄인의 마음 상태로 하게 할 것이다.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사는 것으로 여기겠지만 사실상 그리스도가 없는 삶을 살게 할 것이다.
p.167
악마는 그 사람이 신앙적 원의와 거룩해지려는 열망을 가지고 종교의 테두리 안에 살게 하면서도 죄에 물든 사고방식으로 마치 그리스도를 만난 적이 없고 자기애의 노예살이에서 해방되지 못한 사람처럼 살게 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획득하신 구원을 어떻게든 무용지물로 만들고자 할 것이다.
p.168
악마의 주요 목적은 하느님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을 공격하는 것이다.
p.170
악마는 우리가 신앙을 선한 지향과 고결한 생각, 드높은 도덕적 가치에 근거하여 우리 삶을 조정하는 수단인 이상적 관념으로 전락시키도록 우리 안에서 수작을 부릴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날이 갈수록 우리 자신의 생각과 삶의 간격이 점점 벌어지게 된다. 우리는 타협하기 시작하고, 우리의 이상적 생각을 우리의 행동에 맞추기 위해 하향 조정하기 시작한다.
p.170
삶은 관계를 통해 이루어지고, 신앙은 신적 인간적 차원의 관계와 친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따라서 신앙은 언제나 삶과 친교를 도와준다.
p.205
진지하게 교회 생활을 하는 것은 주관주의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현실적으로 내 마음의 정화를 돕는 사람들은 공동체요 다른 사람들이다.
p.216
펜토스(통회)를 용서에 대한 살아 있는 기억이라고 했다. 이 펜토스는 자연히 구세주의 얼굴에 대한 묵상으로 발전한다.… 주님의 얼굴에 주의를 집중하는 사람들의 생각은 생명을 묵상하기에 늘 살아있으며 정신을 가다듬어 준다.
p.217
식별의 이 둘째 단계에서 기도는 하느님에 대한 기억의 훈련이고 주님의 이름을 가능한 자주 부르는 훈련이다.
p.303
식별은 인간과 하느님의 만남(하느님의 계시지만 인간의 계시이기도 한)의 장소인 파스카적 삶의 태도를 유지하는 기술이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사랑은 파스카의 길을 통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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