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보다 아무것도 더 낫게 여기지 말라.
Chisto omnino nihil praeponant. R. B.
– 머리말 72,11
노엄 촘스키 지음 | 강주헌 옮김 | 레미 말랭그레 그림 | 시대의창 | 2013년 11월 11일 출간
p.7 양식 良識 만이 우리가 믿을 수 있는 유일한 것이다.
p.11 기업계가 일치단결해서 적극적으로 펼치는 거대한 선전에 현혹된 대중은 하찮은 목표로 눈을 돌리는 듯하다. 기업계가 엄청난 자금과 에너지를 쏟아부어 대중을 개별적인 소비자, 즉 서로 교감하지 않을 뿐 아니라 품위 있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해 눈곱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소비자이자 양순한 생산도구(적어도 충분한 일자리를 가질 때)로 전락시키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인간의 감정이 말살되고 있다. 심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개인의 이익을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가치로 찬양하는 이데올로기, 특권층과 권력층을 위한 이데올로기와 인간의 감정을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p.25 실제로 수천 년 전부터 그래왔지만, 지식인의 역할은 대중을 소극적이고 순종적이며 무지한 존재, 결국 프로그램된 존재로 만드는 데 있습니다.
p.31 사회가 민주화될 때, 달리 말해서 국민을 강제로 통제하고 소외시키기 힘들 때 엘리트 집단은 선전이란 방법을 동원합니다.
p.35 홍보와 광고, 그래픽아트, 영화, 텔레비전 등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의 주된 목표가 무엇이겠습니까? 무엇보다 인간 정신을 지배하는 것입니다. ‘인위적 욕구’를 만들어내서, 대중이 그 욕구를 맹목적으로 추구하게 만듭니다. 그 결과 대중은 서로 소외되어갈 뿐입니다. 이런 기업의 경영자들은 아주 실리적으로 접근합니다. ‘대중을 삶의 표피적인 것, 즉 소비에 몰두하게 만들어야 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인공의 벽을 세우고 대중을 그 벽 안에 가둬 격리시키려 합니다.
p.48 우리가 증오하는 사람들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허락되어야 합니다… 우리 마음에 드는 표현만 인정한다면 우리가 그들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p.60 지난 20년 동안 국가정책은 민주주의 원칙을 파괴하면서까지 다국적기업의 권한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갔습니다. 이른바 신자유주의라는 이름 아래서 말입니다. 달리 말하면 시민의 권한을 개인 기업에 양도하는 것이 신자유주의입니다.
p.72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사회민주주의 사상과 다소 급진적인 민주주의 사상의 유입으로 기업의 지배가 위협받자, 선전은 더욱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여론과 행동을 통제하기 위해 언론기관과 홍보 기관이 총동원되었습니다. 기업계 지도자의 표현대로 ‘개똥철학’, 즉 ‘순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재와 같은 천박한 것’에 집착하는 인생관을 노동자들에게 심어주면서 그들이 장시간 노동을 기꺼이 수용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타인에 대한 연민, 타인과의 연대 등과 같은 위험한 생각을 잊게 만들었습니다. 요컨대 인간의 가치를 완전히 망각하도록 만들었습니다.
p.81 공공분야의 창의적 발상과 공공자금으로 개발된 이런 모든 것은 당연히 공공의 재산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민간 기업에 양도되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말입니다.
p.88 국가 간에 거래되는 자본의 95% 이상이 투기적 성격을 띤 것으로 추정됩니다. 뒤집어 말하면 실물경제에 관련된 자본거래는 미미하다는 뜻입니다. 더구나 이런 투기 자본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폭발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국민의 희생을 담보로 한 것입니다.
p.90 자본주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순수한 시장경제의 의미에서 자본주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비용과 위험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거대한 공공분야와, 전체주의적 성격을 띤 거대한 민간 분야가 양분하고 있는 경제 현실에 우리는 살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세상은 자본주의가 아닙니다… 엄청난 권력을 지닌 개인 기업들이 서로 전략적으로 연대하고 강력한 국가권력에 의존하면서 위험과 비용을 분산시키는 체제입니다. 그래서 ‘연대 국가자본주의’ 혹은 ‘기업 중상주의’라 부르기도 합니다.
p.91 실제로 금융시장은 완전히 개방되었습니다. 어떤 규제도 없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경제만이 아니라 사람까지 엄청나나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금융위기가 반복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대다수 국민의 실질임금의 정체나 하락, 노동시간의 증가, 사회보장제도의 악화, 민주주의의 쇠퇴 등으로 특징지어지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런 변화가 금융시장의 탈규제화와 거의 동시에 닥친 것이 사실입니다.
p.97 현재의 경제체제가 붕괴된다면 그 이유는 금융위기 때문이거나 생태환경의 재앙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대중의 각성과 경계 이외에 현 사회의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은 없습니다.
p.99 환경 재앙으로 치러야 할 비용은 현재의 시장에서 아무런 권리도 행사하지 못하는 미래세대의 몫입니다. 아무런 잘못도 범하지 않은 사람이 죄를 뒤집어쓰는 셈입니다. 미국인들은 이 문제를 상당히 우려하지만, 환경 재앙의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그들을 세뇌시키는 선전에는 꼼짝달싹도 못 하고 있습니다.
p.107 마피아는 이제 미국에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범죄자가 기업인입니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콜롬비아 당국은 비행기로 코카나무밭에 제초제를 뿌렸습니다.… 마약 문제는 ‘수요’가 근본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지 ‘공급’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이 정도의 추리는 상식입니다. 따라서 문제의 근원은 미국에 있는 것이지 콜롬비아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미국에서 만든 담배 때문에 아시아에서 매년 수천 명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노스캐롤라이나의 담배 농장을 폭격할 권리가 있습니까?
p.108 1998년 선거에서 당선자의 95%가 상대보다 더 많은 선거자금을 썼습니다. 이 선거자금은 거의 모두 기업계에서 나온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민간 기업이 의원의 95%를 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p.111 미국이 한국에게 시장을 개방하라고 압력을 가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졌습니까? 한국의 금융시장은 완전히 미국의 지배하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은행들이 연이어 파산한 것은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미국계 금융기관들은 한국의 은행들을 떡 주무르듯 마음대로 주무르고 있습니다.
p.112 공공기업의 민영화는 공공기업을 민간기업이나 외국계 다국적 기업에 넘기려는 속임수일 뿐입니다.
p.112 회계상의 이동이 존재하는 이유는 부자 나라들이 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대기업이 법적인 테두리 내에서 국민의 몫을 훔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입니다. 국가의 역할이 바로 그것입니다.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입니다.
p.115 큰길가에서 일어나는 범죄보다 오히려 기업이 더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내지만 기업이 기소당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p.119 (1950년대 미국) 이 거대한 사회간접자본 확충 프로그램은 자동차 회사들을 부자로 만들어주었습니다. 물론 타이어 회사와 정유 회사도 부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미친 충격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지경입니다. 소비행태가 바뀌었고, 대인관계도 바뀔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두가 뿔뿔이 흩어지면서 공동체가 파괴되었습니다. 이처럼 엄청난 일을 저지른 대가로 기소당하거나 유죄 선고를 받은 사람이 있었습니까?
p.122 무엇보다 국민이 깨어나야 합니다. 내가 미디어, 학교, 지배계급의 문화에 반대하며 민중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여론의 압력이 더해질 때는 어떤 일이라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129 새로운 무역협정이 필요한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이런 독재적 조직체, 즉 이미 不老不死의 지경에 올라간 기업의 권리를 더 확대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제 기업은 인간의 권리를 넘어 국가의 권리까지 누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p.131 기업계는 학교와 교회와 스포츠 조직에 파고들어 사람들에게 자본주의의 장점을 세뇌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로 자본주의는 모든 국민의 유일한 신앙이 되었습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은 정면공격의 대상이었습니다.… 안보...국방... 그 결과로 미국은 사회보장제도에 의료혜택을 포함시키지 않은 유일한 산업국가로 남는 극단적 상황에 이른 것입니다.
p.133 유럽은 미국보다 공동가치를 존중하는 편입니다. 사회민주주의를 경험한 대륙이니까요. 하지만 유럽도 조만간 미국처럼 변할 것입니다.… 유럽 강대국들은 미국과 영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만 주시하고 있을 뿐입니다. 미국과 영국을 흉내 내려 하면서 사회민주주의에 근간한 사회제도를 끊임없이 뜯어고치고 있습니다.
p.137 세계화는 결코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닙니다. 분명한 목표를 갖고 정치적으로 고안되는 현상입니다. 시장이 인위적으로 조작된 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요컨대 세계화는 미국식 모델을 전 세계로 옮겨 심는 것입니다. 이것이 세계화의 목표이고 결론입니다.
p.148 대중은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 데 전념할 것이고, 순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재와 같은 피상적인 것에 열중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단계의 정책 결정에서 ‘참여자’가 아니라 ‘구경꾼’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 노동 현장과 그 이상에 관련된 정책 결정에서도 말입니다.
p.151 대기업의 힘을 키워주는 정책과 무역협정은 민주주의를 제한하려는 음모입니다.
p.155 미국노동운동의 효시… 그들은 타인의 운명에는 관심 두지 말고 자기 잇속이나 채우라고 가르치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들은 이런 시대적 흐름을 비도덕적이라 여겼습니다. 이처럼 자본주의 윤리에 따라 사람들에게 평등주의라는 환상을 내던지고 자신부터 부자가 되어야 한다고 세뇌하는 데 수백 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엘리트 계급의 정책이 바로 그것입니다.
p.157 사회가 자유로워질수록 지배계급은 공포심을 조장하고 선전에 열을 올립니다.
p.159 선전은 국민에게 국민 스스로는 무력한 존재이고 세상에서 단절된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상업광고나 선전을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다음 두 가지가 갖춰져야 이상적인 세계일 것입니다. 첫째는 텔레비전입니다. 텔레비전은 가정마다 다 있고, 다른 사람 심지어 가족과도 단절시키는 최고의 무기이기 때문입니다. 둘째는 엘리트 계급이 우려하는 ‘민주주의의 위기’가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상적인 조건에 접근할 수 있다면 대중은 더 이상 부자와 특권층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대중은 각자의 삶을 영위하는데 전념할 것이고, 순간적으로 유행하는 소비재와 같은 피상적인 것에 열중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단계의 정책 결정에서 ‘참여자’가 아니라 ‘구경꾼’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p.166 어떤 형태를 띠더라도 지배구조와 계급구조는 의혹의 대상으로 보고 정당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스스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p.170 행동하는 데는 그 대가를 기꺼이 치르겠다는 각오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p.185 1986년 4월 16일 리비아 폭격은 텔레비전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에 맞춰 역사상 최초로 계획된 폭격이었습니다.
p.200 현재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속도가 아닙니다. 깊이의 상실입니다. 피상적 수준에 머물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이 모든 것이 우리 기억을 지워 없애려고 고안된 것입니다.
p.201 베를린 장벽의 붕괴는 실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하지만 그 반향에 대해서는 상세히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예컨대 이 사건이 제3세계 국가에게 재앙과 다름없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제3세계의 반공주의자들까지도 베를린장벽의 붕괴와 소비에트 연방의 해체를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서방세계가 세3세계의 이익을 더 이상 고려하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제3세계를 더욱 가혹하게 다룰 것이란 뜻이었기 때문입니다.
p.204 인터넷은 결코 단순한 도구가 아닙니다. 사용자, 특히 젊은이들을 소외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거의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서 인터넷에 중독되어가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상공간에서의 추상적인 관계에 만족하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접촉을 피하는 경향이 급속도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p.214 미국과 영국은 세상 사람들이 자신들을 두려워하고, 자신들이 언제라도 폭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p.215 결국 문제는 ‘누가 발칸 반도를 지배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주도권을 유럽에 양보하겠습니까? 천만의 말씀입니다. NATO군이 주도한 전쟁은 모두 미국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습니다.
p.219 미국 입장을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핵무기가 미국 외교정책의 주춧돌입니다. 따라서 미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거부합니다. 미국은 NPT에 서명한 국가들의 비난을 무릅쓰면서도 선제공격의 기회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변덕스럽고 보복을 잊지 않는 국가로 인식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세계 모든 국가가 미국을 두렵게 생각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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