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 14,15-21 부활 제6주일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요한 14,17)

중고등부 교리수업을 하다보면 억지로 끌려온 듯 앉아있는 아이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지루해서 빨리 끝나길 바라는 얼굴의 아이를 보고 있으면 안쓰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좀 더 재미있게 수업을 하지 못하는 저 자신에 대한 답답함에서 오는 안타까움과 하느님과 자신의 종교에 대한 궁금증이 없는 아이가 인내하며 듣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오는 안쓰러운 마음입니다.

요즘 아이들은 안물안궁(안물어봤고 안궁금한), 라떼 같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아이에게 ‘안 궁금해?’라고 물으면 ‘안 궁금해요.’라는 대답이 돌아오지만 그 아이에게도 과거 어느 때에는 궁금했던 적이 한 번쯤은, 궁금한 것이 하나쯤은 있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바쁘게 일을 하게 될 때는 하느님을 잊은 듯 달려갈 때가 많지만 조금의 여유가 주어지면 멈추고 내 안에 계신 하느님을 찾는 것처럼 지금은 하느님에 대해 궁금한 것이 없는 그 아이 안에 있었던 하느님에 대한 관심을 조금이라도 깨워주는 것이 저의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분명 제 안에도 또 모든 이의 마음 안에도 그분께서 계심을 믿는다면 하느님에 대해 잠시 잊거나 관심이 없더라도 언젠가는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다시 우리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때도 올 것입니다.

– 김 베네딕다 수녀 –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14,15-21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5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
16 그리고 내가 아버지께 청하면, 아버지께서는 다른 보호자를 너희에게 보내시어,
영원히 너희와 함께 있도록 하실 것이다.
17 그분은 진리의 영이시다.
세상은 그분을 보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에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너희는 그분을 알고 있다.
그분께서 너희와 함께 머무르시고 너희 안에 계시기 때문이다.
18 나는 너희를 고아로 버려두지 않고 너희에게 다시 오겠다.
19 이제 조금만 있으면, 세상은 나를 보지 못하겠지만 너희는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내가 살아 있고 너희도 살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20 그날, 너희는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또 너희가 내 안에 있으며 내가 너희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21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Jn 14:15-21
Jesus said to his disciples:
“If you love me, you will keep my commandments.
And I will ask the Father,
and he will give you another Advocate to be with you always,
the Spirit of truth, whom the world cannot accept,
because it neither sees nor knows him.
But you know him, because he remains with you,
and will be in you.
I will not leave you orphans; I will come to you.
In a little while the world will no longer see me,
but you will see me, because I live and you will live.
On that day you will realize that I am in my Father
and you are in me and I in you.
Whoever has my commandments and observes them
is the one who loves me.
And whoever loves me will be loved by my Father,
and I will love him and reveal myself to 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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