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불어 살아가는 이들
특히 가난한 이들에게 개방적이어야 한다.
We are open to those among whom we live, especially the poor.
– 회헌 4,5
We are open to those among whom we live, especially the poor.
– 회헌 4,5
세월이 흐르고 흘러, 이 땅에서 온갖 풍파를 겪으셨던 독일 수녀님들은 이제 모두 하늘 본향으로 가셨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이 땅의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가져오신 약초 씨앗들은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며
우리와 함께 길이길이 수녀님들의 선교 정신을 이어갈 것입니다.
물질의 풍요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 세대의 우리들이 감히 실감하지 못하는 어려운 시대가 이 땅에도 있었습니다. 나라를 빼앗긴 일제 강점기 시대와 6.25사변으로 인한 극도의 혼돈과 궁핍의 시대를 들 수 있겠지요.
그렇게 우리가 가난한 나라였을 때에 하느님을 전하고자, 또 가난한 사람들 안에 계시는 주님을 평생토록 섬기고자 이 땅에 찾아온 선교사들이 계셨습니다. 우리 수녀회도 바로 그 격동의 두 시대를 지나서 오늘에 이르게 된 수도회 중의 하나입니다.
일제 강점기 한 중간인 1925년, 독일 툿찡 모원에서 4명의 수녀님들이 선교사로서 원산(함경도에 위치)에 파견되어 오셔서 시작된 우리 수녀회는 그 시대에 가장 필요로 하는 의료활동과 교육활동에 주력했지요.
특별히 의료봉사를 하시던 독일 수녀님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독일의 약초를 가져오셔서 생약을 만들어 보급하셨는데, 지금도 수녀원에서는 20가지가 넘는 약초를 재배하여 코푸시럽으로 감기를 물리치는 등 여러 가지를 만들어 보급하려 준비하고 있습니다.
타임(티미안): ‘가난한 이들의 항생제’
어원과 종류
먼저 타임의 우리나라 명칭을 알아볼까요? ‘백리향(百里香)’인데요, 향이 100 리까지 갈 만큼 강하다는 뜻에서 생겨난 이름이지요. 타임은 고대부터 여러 용도로 사용되어 온, 인간과 함께 한 역사가 매우 긴 허브 중 하나입니다. BC 3세기 그리스의 철학자이며 자연주의자였던 테오파라스투스(Theophrastus)에 의해 명명되어 진 ‘타임(Thyme)’은 그리스 신화에서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되었던 헬레나의 눈물에서 생겨난 꽃이라는 전설도 전해지고 있지요.^^
학명 티무스(Thymus)에 대한 어원이 궁금해서 여러 인터넷 자료들을 검색해보니 세 가지 어원설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강한 살균력을 지닌 타임의 특성에 따라 그리스어 ‘소독하다(thuo)’에서 그 어원을 찾는 설이구요,
둘째는 고대 그리스어인 ‘thymos’가 라틴어로 옮겨져서 ‘Thymus’가 되었다고 보는 설입니다. 여기서 ‘Thymos’의 의미는 ‘힘, 강인함, 용기’를 의미하는데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 약초에 내제된 효과를 짐작하고 이 이름을 붙여 주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타임의 이름이 그리스어 ‘thumos’에서 연유한다는 설입니다. 이 낱말은 '연기를 내다', '향기를 피우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이는 그 당시에 신을 위한 제사의 제단에서 타임을 태웠고, 곤충과 전염병을 쫓기 위해서 타임으로 향을 만들었기 때문이랍니다.
특성과 재배
사람마다 각자 고유성을 지니고 있듯 허브들도 그 종류마다 제각기의 특성을 지니고 있지요. 평상시에는 그냥 지나치던 것들이, 관심과 사랑의 마음이 생기게 되면 ‘자세히’ 보고, ‘눈여겨보게’ 되며, 급기야는 그 마음의 간절함에 의해 신적 은총으로‘꿰뚫어 보게’까지 됩니다. 그러면 오직 그에게만 있는, 고유한 것들을 점점 더 많이 발견할 수 있게 되지요. 타임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들을 풀어보겠습니다.
특성
라벤더나 로즈메리 등과 더불어 우리에게 잘 알려진 타임은 지중해가 원산지로서 꿀풀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이자, 겨울에도 푸르름을 잃지 않는 상록성, 시간이 지나면서 줄기가 목질화 되는 소관목, 곧 상록성 소관목 식물입니다.
타임은 그 종류만 해도 약 350여종으로 유럽 각지와 북아프리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 분포하는데 그 중에 커먼타임, 오렌지타임, 캐러웨이타임, 레몬타임, 와일드타임(크리핑타임) 등이 유명하며 가장 대표적인 것은 커먼타임입니다. 우리 수녀원에서도 주로 커먼타임(common thyme)을 잎차와 약재, 요리 부향제로 쓰기 위해 키우고 있으며, 커먼타임보다 향이 강하고 잎이나 줄기가 질긴 레몬타임(lemon thyme)은 약재, 관상용으로 키우고 있지요. 위의 학명 ‘Thymus vulgaris’는 커먼타임을 일컫는 것이고 레몬타임은 학명이 좀 다르답니다.(‘Thymus X citriodorus’)
타임은 키가 20~30cm 내외로 자라며 잔뿌리가 많은 뿌리에서 4각 모양의 줄기가 나오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곁가지를 많이 치지요.
잎자루는 매우 짧으며 길이가 5-9mm, 넓이가 약 3mm인 긴 타원형인 작은 잎이 마주나기로 달립니다. 5월부터 10월까지 흰색에서 분홍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색의 작은 꽃들이 소복하게 모여 피는데요, 짧은 꽃줄기가 달린 3-6개 정도의 꽃은 상층부 잎의 엽액에서 돌려나기 비슷하게 나오며 엽액에서 이삭과 같은 꽃차례를 형성합니다. 길이가 3-5mm인 꽃받침은 약한 엽맥이 있고 뻣뻣한 머리와 같은 관이 있으며 위 잎이 아래 잎에 비해서 짧습니다. 씨앗은 1mm 정도의 길이로 아주 작은 알 모양입니다.
재배
중세 유럽의 수도원에서 향료 및 약재용으로 많이 재배되었고 특히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에 의해 여러 나라로 전파된 허브로도 유명한 타임은 햇빛이 풍부하고 다소 건조한 석회질 토양에서 잘 자라며 내한성이 강해(-25℃) 겨울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비교적 키우기 쉬운 허브입니다. 단, 다습한 환경을 못 견뎌 하는 성질이 있어 노지에서 키우는 경우 여름 장마 때 많이 죽게 되지요.
다행히도 적응력이 뛰어나 꺾꽂이(삽목), 포기 나누기로 쉽게 번식시킬 수가 있습니다. 씨앗으로 번식시킬 경우 씨앗이 작기 때문에 파종상자에 뿌렸다가 이식하는 것이 좋아요. 20℃에서 발아하므로 4~6월과 9~10월이 파종적기이지요. 이 때 씨앗을 뿌리고 그 위에 흙을 덮어주는 것보다 손으로 살짝 눌러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대개 1주일이면 싹이 트지요. 솎아 주고 본잎이 6~8장 나오면 20cm 간격으로 정식하되 깊이 심지 말아야 해요.^^
수녀원 약초밭에서 자라는 커먼타임은 독일 수녀님들이 본국에서 직접 씨앗을 가져와서 키운 허브로, 레몬타임에 비해 해마다 여름 장마철이면 반 이상이 죽을 만큼 과습에 약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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