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7,1-5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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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말씀 중에는 너무 단순해 보이는 말씀들이 있다. 오늘 복음이 전하는 두 가지 작은 교훈의 말씀도 그렇다. 첫번 째, 남을 심판하지 마라. 주는대로 받을 것이다. 두번 째, 니가 틀렸을 가능성이 상대방이 그럴 가능성보다 더 크다. 우선 너 자신의 결점을 깨달아라.
그런데 이 본문 전체를 곰곰히 생각해 보면 이렇게 쉬운 말씀만은 아니다. 이 두 주제는 서로 별개의 주제인가?
나는 남을 심판하지 말자, 그럼 나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내가 상대방을 심판하는 대로 나도 심판 받을 것이다. 그런데 나를 심판하는 주체가 누구인지 명시되어 있지 않다. 내가 심판하는 그인가? 그렇다면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남에게 심판받지 않는다”라고 예수님이 명확하게 말씀하시지 않았을까? 하지만 나를 심판하는 주체, 나에게 내가 되어준 됫박으로 돌려주는 그 주체는 생략되어 있다. 그의 정체는 무엇일까?
앞선 5-7장의 설교에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덕목들의 보상은 하느님께 맡겨져 있다. 그렇다면 그에 뒤이은 이 말씀에서도 우리 행위에 대한 판단은 하느님께 맡겨져 있다고 전제해야 하지 않을까? 이제 의문이 좀 풀리는 것 같다. 내가 남을 심판한다는 것은 내 기준이 옳다고 믿는 독선의 표현이다. 그렇다면 나는 정의의 원천이신 하느님을 제치고 심판의 기준 자체가 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저지르는 하느님의 권한 침해는 하느님으로부터 심판받아 마땅하다. 결국 남을 심판하는 나의 행위는 하느님으로부터 심판 받는 것이다.
후반부 들보와 티의 비교 이야기도 연달아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은 내가 가진 판단의 기준, 시각, 관점이라는 것이 크나큰 오류투성이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내가 심판하려는 상대방이 나보다 더 나은 시각과 관점을 가진, 아니면 나보다 여러 면에서 훨씬 나은 사람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네가 감히? 상대방보다도 너 형편없을 수 있는 네가 감히 하느님의 자리에서 남을 심판해? 결과적으로 예수님은 이 말씀에서, 나의 섣부른 자기 확신과 독선을 조곤조곤 지적하시면서 경고하시는 중이다.
언제나 나에게 물음표를 붙이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그 행위는 나의 모든 기준을 예수님께 두는 행위이다. 오늘도 예수님은 나에게, 나의 기준이 전부가 아니며 언제나 그 너머로 나아가 내 주위의 사람들을 예수님의 기준으로 바라보라고 초대하신다.

– 이 보나벤뚜라 수녀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7,1-5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1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2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3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4 네 눈 속에는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형제에게 ‘가만, 네 눈에서 티를 빼내 주겠다.’ 하고 말할 수 있느냐?
5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Mt 7:1-5
Jesus said to his disciples:
“Stop judging, that you may not be judged.
For as you judge, so will you be judged,
and the measure with which you measure will be measured out to you.
Why do you notice the splinter in your brother’s eye,
but do not perceive the wooden beam in your own eye?
How can you say to your brother,
‘Let me remove that splinter from your eye,’
while the wooden beam is in your eye?
You hypocrite, remove the wooden beam from your eye first;
then you will see clearly
to remove the splinter from your brother’s e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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