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7,14ㄴ-20 연중 제18주간 토요일

그때에 제자들이 따로 예수님께 다가와,
“어찌하여 저희는
그 마귀를 쫓아내지 못하였습니까?”
하고 물었다.
(마태오 17,19)

오늘 복음 속 제자들의 모습은
낯설지가 않습니다.
‘나에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
(필리피 4, 13)’라고
힘차게 고백을 하면서도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 상황이나
반복되는 나의 잘못을 볼 때마다
스스로 콩알만해지는 일이
부지기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런 나의 모습을
예수님께 가져갔습니다.
그 모습 옆에 꼭 붙어있는
불신과 좌절도 가져갔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나를 보게 해 달라고 기도드리며
나의 모습을 돌아보니
어디 한 번 근사하게 해보려는
내 욕심이 그제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뒤에는
허영심의 친구인 불안과 긴장이
바짝 다가와 있었입니다.
과거의 나는
불안과 긴장 속에 두려워 떨고 있었지만
돌이켜 다시 바라본 풍경에는
안전한 길 위에 서 있는 내가 보였고,
그동안 놀라운 일들과 감사한 일상으로
항상 함께 해 주신 지나온 길도 보였습니다.

콩알 만큼이나 작아진 나에게
그보다 더 작은 겨자씨 믿음을 권하시는 예수님이
감사하고 참 좋습니다.
나의 허영심마저도
당신의 마음과 힘을 알게 하시는데 쓰시고
제가 감사와 믿음을 고백하게 만드시는
예수님, 그분은 정말 멋집니다.

악함이든 약함이든
질타하고 모자라다고 힐난할 게 아니라
불가능이 없으신 주님께 대한 믿음과 기도로써
서로 살려주는 삶을 살고 싶다고 청해봅니다.

-수련자 김 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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