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7,1-9 사순 제2주일



신앙은 기억이다.
간직된 기억이 있으면 풀 죽지 않는다. 기가 꺾이지 않는다.
처음으로 수난과 부활을 예고(마태 16,21)하신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시어
모습이 변하신 사건, 바로 오늘 복음이 알려주는 “주님 변모 사건”이다.

공관복음에서 모두 전하는 예수님의 세례 장면과도 같이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음성을 들려 주신다.
이미 시편 2장 7절에서 선포된 주님의 결정. 

“너는 내 아들, 내가 오늘 낳았노라.”

종신서원을 앞둔 대수련 시기,
영신수련 30일 대피정의 시간을 가질 때
친구 수녀님의 묵상 나눔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세례를 앞둔 예수님이 물에 들어가실 때
하느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시도록 귀를 세게 막게 되었다는
친구 수녀님의 나눔,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으나 이내 알게 되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향한 하느님의 그 음성, 그 계획을 듣게 되면
아니 수난받고, 아니 죽으실 수 없으실 터이기에
자신도 모르게 예수님의 귀를 틀어 막아 버렸다는 것을……

오늘 높은 산에 오르신 예수님께서는 또다시 큰 일을 앞두고
세례 때 들은 그 음성을 생생하게 다시 들으신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이를 함께 들은 선택된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한다.
이에 예수님은 다가가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두려워하지 말라고, 일어나라”고 격려하신다.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게 된 제자들은
두 차례 더 예고하신 후 직접 실행하게 되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을 경험하게 된다.

사이사이 수차례 넘어지고 후회하고 자책하게 되겠지만,
제자들은 결국 자신들에게 주어진 신앙의 기억과 함께
예수님의 뒤를 따르게 된다.
그리고 초막 셋을 지어 마냥 머물고 싶었던 그 마음을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하느님의 나라에서 무한정 누리게 되었다.


오늘, 주님 변모의 사건이
우리 삶 안에서 어떻게 드러날 지 기대해 본다.
사회적 큰 이슈가 된 코로나19 사태로
여기저기 쏟아지는 뉴스들 속에서
우리 안에 분명히 일어나고 있는 주님의 영광스러운 모습,
그 변모를 알아볼 수 있기를!


전 요세피나 수녀 



​+ 마태 17,1-9

그 무렵 1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2 그리고 그들 앞에서 모습이 변하셨는데, 그분의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그분의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3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그들 앞에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4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5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빛나는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6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7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8 그들이 눈을 들어 보니 예수님 외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9 그들이 산에서 내려올 때에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사람의 아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날 때까지, 지금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하고 명령하셨다.  

Gospel, Matthew 17,1-9
  
1 Six days later, Jesus took with him Peter and James and his brother John and led them up a high mountain by themselves.
2 There in their presence he was transfigured: his face shone like the sun and his clothes became as dazzling as light.
3 And suddenly Moses and Elijah appeared to them; they were talking with him.
4 Then Peter spoke to Jesus. ‘Lord,’ he said, ‘it is wonderful for us to be here; if you want me to, I will make three shelters here, one for you, one for Moses and one for Elijah.’
5 He was still speaking when suddenly a bright cloud covered them with shadow, and suddenly from the cloud there came a voice which said, ‘This is my Son, the Beloved; he enjoys my favour. Listen to him.’
6 When they heard this, the disciples fell on their faces, overcome with fear.
7 But Jesus came up and touched them, saying, ‘Stand up, do not be afraid.’
8 And when they raised their eyes they saw no one but Jesus.
9 As they came down from the mountain Jesus gave them this order, ‘Tell no one about this vision until the Son of man has risen from the d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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