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13,47-53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은 총

수님께서는 하늘나라를 비유로 설명하신다. 
그동안
가라지의 비유, 겨자씨의 비유, 누룩의 비유, 
보물의 비유와 진주 상인의 비유를 들려주시고, 
끝으로 오늘은 세상 종말의 심판을
그물의 비유를 통해 말씀하신다. 
그 내용은 이렇다.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리는 것처럼, 
천사들도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이런 비유를 들으면서 악인이 되어
불구덩이에 던져지길 바라는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단순히 의인이 되라고, 
착하게 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시는 것일까?
 
리는 스스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이미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가 의인이고 누가 악인인지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확신 있게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내가 의인이 될 수 있는 길도
훤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 길로 열심히 가면 의인으로 인정받아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그 길이 내가 이르고자 하는
목적지의 정반대의 길이라면
어떻게 되는 것인지는 생각해보고 싶지도 않다.
 
늘 1독서에서 주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옹기장이가 진흙을 손으로 빚어
옹기그릇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신다. 
옹기장이는 옹기그릇에 흠집이 생기면
자기 눈에 드는 다른 그릇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그 일을 되풀이한다.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우리도 주님 손 안에 있다. 
옹기그릇이 자신이 원하는 그릇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옹기장이의 눈에 드는 그릇으로 만들어지고, 
흠집이 생겼을 때 스스로 온전해 질 수 없듯이
우리도 주님께서 빚어가시는 모습으로 성장해 가며
그 모습에서 벗어났을 때 스스로 의로워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다듬어 가시는 손길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모든 것이 거저 주어지는 은총인 것이다.
 
수회 사제이며 신학자인 떼이야르 드 샤르댕은
인간이 스스로의 노력이나 선행을 통해 구원될 수 있다는
능동성을 통한 성화에 앞서는 수동성의 성화를 강조했는데, 
수동성의 성화 중에서도
우리를 성공으로 이끄는 ‘증대의 수동성’보다도
인간을 고통스럽게 하고 발전을 저해하는 것 같은 
‘감퇴의 수동성’을 통해
우리가 성화 되고 구원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곧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 부활. 
즉 빠스카 신비가 우리 구원의 통로가 됨을 의미한다. 
은총은 우리가 보기에 좋아보이는 것들을 통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을 통해서도 주어지는데, 
그러한 고통이 은총인 것은
옹기장이가 그릇에 흠집을 없애고
마음에 드는 그릇으로 만들어 가는 손길이기 때문이다.
 
러니 우리는 의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방향으로 열심히 가면서
나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을 판단하기보다
오히려 나를 빚어가시는 하느님 손에 온전히 맡겨드리고, 
다른 사람도 하느님께서 빚어가시는 중임을 믿는 것이
세상 종말에 심판을 준비하는 마음 자세일 것이다. 
내가 또는 다른 사람이 의인인지 아닌지 헤아려 보기보다는
그물을 가득 채우듯이 하늘나라를 가득 채우시려고
사방에서 모아들이시는 하느님의 자비에 대한 신뢰가
세상 종말을 준비하는 우리의 마음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남희정 데레사 수녀


✠ 마태 13,47-53

그때에 예수님께서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47 “하늘 나라는 바다에 던져 온갖 종류의 고기를 모아들인 그물과 같다.
48 그물이 가득 차자 사람들이 그것을 물가로 끌어 올려놓고 앉아서,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49 세상 종말에도 그렇게 될 것이다.
천사들이 나가 의인들 가운데에서 악한 자들을 가려내어,
50 불구덩이에 던져 버릴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거기에서 울며 이를 갈 것이다.
51 너희는 이것들을 다 깨달았느냐?”
제자들이 “예!” 하고 대답하자, 52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그러므로 하늘 나라의 제자가 된 모든 율법 학자는
자기 곳간에서 새것도 꺼내고 옛것도 꺼내는 집주인과 같다.”
53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들을 다 말씀하시고 나서 그곳을 떠나셨다.


 
Jesus said to the disciples: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a net thrown into the sea,
which collects fish of every kind.
When it is full they haul it ashore
and sit down to put what is good into buckets.
What is bad they throw away.
Thus it will be at the end of the age.
The angels will go out and separate the wicked from the righteous
and throw them into the fiery furnace,
where there will be wailing and grinding of teeth.”
“Do you understand all these things?”
They answered, “Yes.”
And he replied,
“Then every scribe who has been instructed in the Kingdom of heaven
is like the head of a household who brings from his storeroom
both the new and the old.”
When Jesus finished these parables, he went away from t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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