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9,28ㄴ-36 사순 제2주일

“하얗게 번쩍였다.”(루카 9, 29)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수난의 길을 가시기 전
제자들에게 부활의 영광을 미리 보여주신다.
거룩한 변모의 빛을 묵상하며
내 생애 첫 피정이 떠올랐다.
20대 중반,
미래에 대한 꿈도 환상도 걱정도 많았던 나에게
한 선배가 피정을 가보라고 권했다.
피정이 무엇인지도 잘 몰랐던 나는
학원, 과제, 알바 등 빡빡한 계획들을 뒤로하고
무슨 생각이었는지 피정에 들어갔다.
핸드폰을 끄고 피정 분위기에
반은 떠밀리듯이 기도하기 위해
무릎을 꿇었던 그 여름의 기억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휘황찬란하게 반짝이는 네온 싸인 같은
세상의 밝은 빛들로 치장했던 것들이 하나 둘 꺼지고
캄캄한 어둠 속에 있는 내가 보였다.
고해소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내 모습을 고백하며
계속 계속 눈물이 났다.
성사를 보고 나와 기도할 때
문득 캄캄한 어둠 속에
한 줄기 바늘구멍 같은 빛이 새어 들어왔다.
이 세상 어떤 것도 그토록 하얗게 할 수 없을 만큼
새하얗게 빛나는 그 빛은
다른 불빛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하느님의 빛이었다.
바깥의 빛들은 결코 내 영혼을 비추어줄 수 없었지만
그 빛은 내 영혼을 뚫고 들어왔다.
누가 나에게
“너는 몰랐지만 누군가가 아주 오래 전부터
너를 사랑해오고 있었대!”
라고 얘기해주는 것 같았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나의”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그 한 줄기 빛은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그 빛은 부활의 빛이며
그때의 내가 지금 여기의 내가 되게 한 변모의 빛이었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9,28ㄴ-36
그때에 28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기도하시러 산에 오르셨다.
29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데,
그 얼굴 모습이 달라지고 의복은 하얗게 번쩍였다.
30 그리고 두 사람이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은 모세와 엘리야였다.
31 영광에 싸여 나타난 그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서 이루실 일,
곧 세상을 떠나실 일을 말하고 있었다.
32 베드로와 그 동료들은 잠에 빠졌다가 깨어나 예수님의 영광을 보고,
그분과 함께 서 있는 두 사람도 보았다.
33 그 두 사람이 예수님에게서 떠나려고 할 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저희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스승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베드로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다.
34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는데 구름이 일더니 그들을 덮었다.
그들이 구름 속으로 들어가자 제자들은 그만 겁이 났다.
35 이어 구름 속에서 “이는 내가 선택한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하는 소리가 났다.
36 이러한 소리가 울린 뒤에는 예수님만 보였다.
제자들은 침묵을 지켜, 자기들이 본 것을 그때에는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9:28b-36
 
Jesus took Peter, John, and James
and went up the mountain to pray.
While he was praying his face changed in appearance
and his clothing became dazzling white.
And behold, two men were conversing with him, Moses and Elijah,
who appeared in glory and spoke of his exodus
that he was going to accomplish in Jerusalem.
Peter and his companions had been overcome by sleep,
but becoming fully awake,
they saw his glory and the two men standing with him.
As they were about to part from him, Peter said to Jesus,
“Master, it is good that we are here;
let us make three tents,
one for you, one for Moses, and one for Elijah.”
But he did not know what he was saying.
While he was still speaking,
a cloud came and cast a shadow over them,
and they became frightened when they entered the cloud.
Then from the cloud came a voice that said,
“This is my chosen Son; listen to him.”
After the voice had spoken, Jesus was found alone.
They fell silent and did not at that time
tell anyone what they had seen.




0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