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24,13-35 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엠마오 마을로 떠나는 제자들의 모습은
일탈처럼 보였습니다.
도저히 일상을 견디지 못해 떠난 일상탈출.

저도 이따금씩은 일탈을 허용합니다.
그 중 하나는 실망감에 가득 차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느껴질 때
바다로 떠나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로 떠나는 것은 아니고요)
오늘 묵상 때는 바다로 떠나는
제 모습이 보였습니다.

여느 때처럼 하염없이 바다를 보고 있다가
밀물처럼 차오른 실망감을 일으킨 것은
다름 아닌 허영심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를 답답하게 한 것이
나 자신이었다고 알게 되니 더 힘이 빠집니다.
편안해 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던 찰나
밀물 다음에 빠지는 썰물이 보였습니다.
‘저도 저 썰물처럼
허영심이 빠져서 편안해 지고 싶어요.’
하고 기도를 하게 됐습니다.

점점 날이 어두워질수록
밀물이 차오르고
날이 밝아올수록
썰물이 더 멀리 빠지는 모습을 보면서
할 수 있는 건
실망감을 그대로 안은 채
기도하는 것뿐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반복되는
나를 많이 닮은 바다 앞에 앉아 있으니
그제야 나와 바다를 지으신
하느님이 보였습니다.

“오! 주님 정말 만물을 당신 슬기로 지으셨으니
온 땅에 당신 지혜가 가득합니다!”
이때 모든 슬픔과 실망은
그 모습을 찾을 수 없이 사라졌습니다.
매번 반복하는 바보 같은 나에게도
당신의 놀라운 슬기를 보여주시고
위로를 해주시는 하느님께 드리는
감사와 기쁨으로 가득 찹니다.

주님은 모든 것에 마음과 지혜를 담아 두셨기에
머물러라 한 자리에서 떠나도
능히 당신을 드러내십니다.
내가 뛰어봤자 하느님 손바닥 안이지요.

주님을 뵙고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제자들처럼
나도 있을 자리로
얼른 일어나 기쁘게 돌아갑니다.
잠시의 떠남을 허락해 주심에 감사드리며
잦은 일탈로 소중한 일상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충실함의 은총도 청해봅니다.

-수련자 김 찬미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24,13-35
주간 첫날 바로 그날 예수님의 13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14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15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16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7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18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19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20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21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22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23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24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25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26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27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28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29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30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31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32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33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34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35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Gospel Lk 24:13-35


That very day, the first day of the week,
two of Jesus’ disciples were going
to a village seven miles from Jerusalem called Emmaus,
and they were conversing about all the things that had occurred.
And it happened that while they were conversing and debating,
Jesus himself drew near and walked with them,
but their eyes were prevented from recognizing him.
He asked them,
“What are you discussing as you walk along?”
They stopped, looking downcast.
One of them, named Cleopas, said to him in reply,
“Are you the only visitor to Jerusalem
who does not know of the things
that have taken place there in these days?”
And he replied to them, “What sort of things?”
They said to him,
“The things that happened to Jesus the Nazarene,
who was a prophet mighty in deed and word
before God and all the people,
how our chief priests and rulers both handed him over
to a sentence of death and crucified him.
But we were hoping that he would be the one to redeem Israel;
and besides all this,
it is now the third day since this took place.
Some women from our group, however, have astounded us:
they were at the tomb early in the morning
and did not find his Body;
they came back and reported
that they had indeed seen a vision of angels
who announced that he was alive.
Then some of those with us went to the tomb
and found things just as the women had described,
but him they did not see.”
And he said to them, “Oh, how foolish you are!
How slow of heart to believe all that the prophets spoke!
Was it not necessary that the Christ should suffer these things
and enter into his glory?”
Then beginning with Moses and all the prophets,
he interpreted to them what referred to him
in all the Scriptures.
As they approached the village to which they were going,
he gave the impression that he was going on farther.
But they urged him, “Stay with us,
for it is nearly evening and the day is almost over.”
So he went in to stay with them.
And it happened that, while he was with them at table,
he took bread, said the blessing,
broke it, and gave it to them.
With that their eyes were opened and they recognized him,
but he vanished from their sight.
Then they said to each other,
“Were not our hearts burning within us
while he spoke to us on the way and opened the Scriptures to us?”
So they set out at once and returned to Jerusalem
where they found gathered together
the Eleven and those with them who were saying,
“The Lord has truly been raised and has appeared to Simon!”
Then the two recounted what had taken place on the way
and how he was made known to them in the breaking of the b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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