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17,26-37 연중 제32주간 금요일


‘양파 한 뿌리’라는 이야기 아시나요?
 
심술궂고 인색하기 그지없던 한 여인이 나이가 들어 죽어 지옥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할머니의 수호천사는 어떻게든 그를 천국으로 데려가고 싶어 하느님께 간청합니다.
그러자 하느님은 그가 생전에 어떤 선행이라도 한 가지만 했다면 다시 생각해보겠다고 하십니다.
마침내 수호천사는 그가 거지에게 양파 한 뿌리를 주었던 것을 기억해 냈고,
하느님은 양파 한 뿌리를 주시며
할머니가 지옥에서 그 양파 줄기를 잡고 나올 수 있다면
천국에 들어오게 해 주겠다고 하십니다.
 
양파 줄기를 붙잡고 지옥에서 빠져나가는 할머니를 보며
지옥에 있던 다른 이들이 자신들도 살겠다고 할머니에게 달라붙기 시작했고,
그는 매몰차게 그들을 걷어찹니다.
“이건 내 양파야! 너희들의 것이 아니라고!”
바로 그 순간 양파줄기는 끊어지고
할머니는 다시 지옥의 불바다로 떨어지고 맙니다.
천사는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를 떠나가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다가올 ‘사람의 아들의 날’을 언급 하시며,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을 들으며 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속에 등장하는
‘양파 한 뿌리 이야기’가 생각이 났습니다.
만약 이 극단적인 상황에 양파 한 뿌리를 잡은 이가
바로 나였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했을까 하고 물어봤을 때,
부끄럽게도 자신 있게
나는 그들을 뿌리치지 않았을 것이라는 대답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나의 죄와 잘못 만을 생각한다면
사람의 아들의 날, 심판의 그 날에
당당하게 서 있을 수 있을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마지막 때를 생각하면 한 없이 작아지고 맙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죄의식을 느끼고 평생 죄책감 속에서
혹은 또 죄를 지을까봐 전전긍긍하며 살기를 바라셔서
이 말씀을 하셨을까요?
 
저는 복음을 묵상하며 이렇게 알아듣습니다.
 
내가 처해있는 상황이 좋든 싫든 받아들이고,
그 현실의 땅에 내 두 발을 딛고 서서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선한 일을 하는 것입니다.
 
상처 받을까봐 두려워하지 말고
손해 보지 않으려고 계산하지 말고
지금 내게 있는 것을 이웃과 나누며
생명을 심고, 살리고, 보호하는 일을 하는 것.
 
나의 잘못,
다른 이들로부터 받은 상처로부터 나와
자신과 이웃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나의 양파 한 뿌리를 만드는 일이 아닐까요?


+ 루카 17,26-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26 “사람의 아들의 날에도 노아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27 노아가 방주에 들어가는 날까지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장가들고 시집가고 하였는데, 홍수가 닥쳐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28 또한 롯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다. 사람들은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짓고 하였는데, 29 롯이 소돔을 떠난 그날에 하늘에서 불과 유황이 쏟아져 그들을 모두 멸망시켰다. 30 사람의 아들이 나타나는 날에도 그와 똑같을 것이다.
31 그날 옥상에 있는 이는 세간이 집 안에 있더라도 그것을 꺼내러 내려가지 말고, 마찬가지로 들에 있는 이도 뒤로 돌아서지 마라. 32 너희는 롯의 아내를 기억하여라. 33 제 목숨을 보존하려고 애쓰는 사람은 목숨을 잃고,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살릴 것이다.
3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날 밤에 두 사람이 한 침상에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35 두 여자가 함께 맷돌질을 하고 있으면, 하나는 데려가고 하나는 버려둘 것이다.” (36)
37 제자들이 예수님께, “주님, 어디에서 말입니까?” 하고 묻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시체가 있는 곳에 독수리들도 모여든다.”


Gospel, Luke 17,26-37  

Jesus said to his disciples:
“As it was in the days of Noah,
so it will be in the days of the Son of Man;
they were eating and drinking,
marrying and giving in marriage up to the day
that Noah entered the ark,
and the flood came and destroyed them all.
Similarly, as it was in the days of Lot:
they were eating, drinking, buying,
selling, planting, building;
on the day when Lot left Sodom,
fire and brimstone rained from the sky to destroy them all.
So it will be on the day the Son of Man is revealed.
On that day, someone who is on the housetop
and whose belongings are in the house
must not go down to get them,
and likewise one in the field
must not return to what was left behind.
Remember the wife of Lot.
Whoever seeks to preserve his life will lose it,
but whoever loses it will save it.
I tell you, on that night there will be two people in one bed;
one will be taken, the other left.
And there will be two women grinding meal together;
one will be taken, the other left.” 
They said to him in reply, “Where, Lord?”
He said to them, “Where the body is,
there also the vultures will g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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