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3,31-35 연중 제3주간 화요일

 그리스도와 메나(75*57cm)
                              이집트 Baouit 수도원(7세기)
                                 프랑스 빠리 루브르 미술관

오늘 복음의 예수님은 군중과 가족의 구분을 새로이 하신다.
무리를 이루고 있는 군중을 가족의 범주에,
참가족 안에 포함하시는 예수님의 기준은 명료하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가, 그렇지 않은가?”

물론 밖에 서서
예수님과 이야기할 기회를 찾던 어머니와 형제들 또한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가족이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말씀하고 계시는 
바로 그 순간, 그 곳이 참가족을 형성하는 삶의 자리임을 강조하신다.

예수님의 참가족은 교회(敎會)인 것이다.
부모형제자매의 관계를 뛰어넘어
‘믿는 이들의 모임’, ‘하느님을 따르는 이들의 모임’ 안에서는
모두가 형제요 자매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형제님, 자매님”하고 부른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질서인지 모른다.

나이, 직위, 직업, 경제적 위치 등에 따른 관계를 훌쩍 뛰어넘어
서로를 하느님 사랑 안에 태어난 자녀로서 “형제, 자매”로 맞아들일 때,
낯선 호칭이 아닌 참된 가족애, 형제애, 자매애가 형성되는 것이다.

수도자나 성직자들은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을 앞두면
오늘 복음 속 예수님의 상황과 비슷한 상황에 자주 놓이곤 한다.
특히나 가족들로부터는 은근한 독촉을 받기도 한다.
“언제 집에 올 수 있나요? 집에는 언제 오나요?” 
물론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인륜을 거스르지 않는 경로효친(敬老孝親)은 덕이겠다.
하지만, 보다 큰 영적 시선 안에서는 나와 가까이 있는 이들,
지금 내 곁에 머무는 이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가족일 것이다.

하느님의 뜻,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
사랑의 이중계명을 따르기 위해서는
종종 결단이 요구된다. 단호한 선택이 요구된다.

오늘 당신을 찾아온 밖에 있는 어머니와 형제가 아닌
당신 곁에 머물고 있는 이들,
안에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제자들을 
당신의 참가족이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

때로는 섭섭하고 허전하게 느껴지는 음성이지만,
“하느님의 뜻을 듣고 실행하면”
물리적인 거리와 상관없이 언제든 참가족으로서 일치할 수 있음이
큰 위로와 든든한 힘을 주기도 한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친히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듣고 실행하시는 모범을 보여주고 계신다.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이는 곧, 누군가를 배척하기 위한 반문이 아니라
모두를 가족을 삼고자 하시는 큰 그림 속 질문인 것이다.

“너희 모두가 내 말을 듣고 지키면
너희는 모두 하느님의 자녀로서 한 가족이 된다.”는 답을 주고 싶으셨던 예수님,
오늘 복음 속 어머니와 형제들을 가족의 범주에서 제외시키시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포함하고 싶으신 예수님의 바램이 느껴지는 질문,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속에 담긴 가족애를 느껴보자.

​위의 이콘, “그리스도와 메나”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커다란 두 눈이 서로를 향하지 않고, 같은 곳을 향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손에 들린 성경,
곧 하느님의 말씀은 우리가 향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요, 네비게이션이다.

예수님을 찾아온 어머니와 형제들의 시선이 예수님께로 향할 때
예수님은 그 시선을 다시금 하느님, 하느님의 뜻에로 향하게 하신다.
달이 아닌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바라볼 때
손가락 끝을 통하여 다시 달에로 시선을 집중시켜주시는 예수님은
참하느님이요 참사람이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오늘 복음 속 예수님의 모습이다.

전 요세피나 수녀


​+ 마르 3,31-35 

31 그때에 예수님의 어머니와 형제들이 왔다. 그들은 밖에 서서 사람을 보내어 예수님을 불렀다. 32 그분 둘레에는 군중이 앉아 있었는데, 사람들이 예수님께 “보십시오, 스승님의 어머님과 형제들과 누이들이 밖에서 스승님을 찾고 계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3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누가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냐?” 하고 반문하셨다. 34 그리고 당신 주위에 앉은 사람들을 둘러보시며 이르셨다. “이들이 내 어머니고 내 형제들이다. 35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바로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


Gospel, Luck Mark 5,31-35
 
31 Now his mother and his brothers arrived and, standing outside, sent in a message asking for him.
32 A crowd was sitting round him at the time the message was passed to him, ‘Look, your mother and brothers and sisters are outside asking for you.’
33 He replied, ‘Who are my mother and my brothers?’
34 And looking at those sitting in a circle round him, he said, ‘Here are my mother and my brothers.
35 Anyone who does the will of God, that person is my brother and sister and mother.’



0 답글

댓글을 남겨주세요

Want to join the discussion?
Feel free to contribute!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